세계 최대 무선통신 반도체 업체 퀄컴이 미래먹거리로 추진하고 있는 전기자동차 무선충전(WEVC, Wireless Electric Vegicle Charging) 기술 ‘헤일로(Halo)’ 사업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그레체고로츠 옴바흐 퀄컴 CDMA 테크놀로지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헤일로(Halo)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9월 첫 대회가 예정된 전기차 경주 포뮬러E에 처음으로 헤일로 기술을 사용하는 세이프티카를 선보일 것”이라며 “향후 3~4년 내에 헤일로 무선충전 기술을 적용한 차량들이 시장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 헤일로는 플러그를 이용해 전기차를 충전하는 대신 자기유도 방식의 무선충전 기술을 채택해 충전소 바닥 위나 지표면 아래에 설치된 충전판(BCU)과 차량 아래 설치된 충전기(VCU) 간에 전력 전송을 통해 무선으로 충전을 진행한다. 이 충전판과 충전지 간에 자속관이 형성되면서 무선으로 전기차 배터리가 충전되는 원리다.옴바흐 부사장은 “헤일로 기술을 시장에 처음 소개한 2년 전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무선충전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제는 많은 업체들이 전기차 무선충전을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2년 안에 기술이 빠르게 진화해 개발된 기술이 실제 파트너사들에 도입돼 대량생산을 위한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퀄컴에 따르면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오는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70%가 대도시에 거주하게 되고 차량의 수도 현재의 11억대에서 2배 이상 성장해 25억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대도시 대기오염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기자동차에 대한 기대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옴바흐 부사장은 “일례로 BMW가 전기차 i3와 i8 생산을 위해 배정한 생산능력(CAPA)은 연 4만대였지만 첫 두 달 동안 이미 8만대 주문을 받으면서 생산 캐파를 연간 10만대로 늘린다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면서 “독일 시장만 해도 올해 발표된 신차 중 전기차 16개 모델이 발표되는 등 이제는 이슈가 전기차가 가능할 것인지에 문제에서 얼마나 많은 전기차가 나올 것인지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와 충전문제가 여전히 보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충전을 위해 전기차를 주차하고 유선으로 플러그를 연결하는 과정이 번거롭고 충전에 걸리는 시간도 문제다. 이에 퀄컴은 지난 2011년 10월 전기차 충전 기술을 보유한 뉴질랜드 헤일로PT사를 약 640억원에 사들이며 무선충전에 큰 베팅을 한 상태다.
헤일로는 주차를 한 상태에서 충전이 이뤄지는 고정충전(static charging) 방식 외에도 신호대기 등 특정한 구간에 정차 시 충전이 가능한 세미다이내믹(semi-dynamic), 또 향후 도로에 충전 시설을 내장해 주행을 하면서도 충전이 가능한 다이내믹(dynamic-) 충전 방식 등 여러 옵션을 모두 개발하고 있다.
운전자가 충전판 표면에 정확히 맞춰 차량을 주차하지 않더라도 충전이 가능하도록 20~30cm 수준의 오차범위를 감안하도록 했으며 각기 다른 차종이나 SUV 같이 차체가 높은 차량의 충전도 문제가 없도록 호환성을 제공한다. 배터리 용량이나 차종에 따라 충전전력이 달라지는 것에 대응해 전력을 최소 3.3kW에서 6.6kW, 20kW까지 세 가지 유형으로 제공한다.전력효율면에서도 기존 유선(플러그-인) 충전 방식에 뒤지지 않는다. 유선방식의 경우에도 전송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케이블 종류에 따라 93~95%의 전력효율을 제공한다. 헤일로의 경우 3.3kW는 90% 이상, 6.6kW는 95%, 20kW는 93~95%로 유선과 동일하거나 더 나은 수준의 전력효율성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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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7월 런던에서 개최된 델타 E4 쿠페에서 최초로 헤일로 기술을 적용한 무선충전 전기차를 시험운행하며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의 상용 가능성을 증명했던 퀄컴은 올해 9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국제자동차연맹(FIA) 포뮬러E 챔피언십에서 사용되는 세이프티카에 고정충전 방식 헤일로 기술을 지원한다. 내년부터는 단계적으로 실제 경주에 참가하는 차량들도 특정 구간에 진입하거나 실제 주행 중에도 충전이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무선충전 공급망에 속한 업체들과 폭넓은 라이선싱 계약을 추진하고 각국 정부의 인프라 구축과 전기차 무선충전 표준화 작업에도 적극 참여해 헤일로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후 3~4년 내에 헤일로 무선충전 기술을 표준으로 사용하는 전기차 모델들이 시장에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