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부서에서 데이터베이스관리자(DBA)는 보수적이기로 유명하다. 상대적으로 검증된 솔루션만 쓰고 싶은게 인지상정이다. 오라클, IBM 등이 버티는 상황에서 규모가 작은 국내 DB 업체들은 DBA들에게 반은 접고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유지보수료를 제값에 받기도 쉽지 않다. 그래도 경쟁력있는 유지보수 없이는 DB자체를 팔기가 쉽지 않다. 서비스와 DB 자체 기술 경쟁력을 모두 갖춰야 하는 숙제가 국내 DB 업체들에게 떨어졌다.
티맥스소프트 관계사로 DB 개발에 주력하는 티베로도 마찬가지다. 티베로가 올해 세운 매출 목표는 200억원. 유지보수까지 일일이 챙기면서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티베로는 유지보수 서비스에 투입하는 실탄을 늘리는 모습이다. 멀리 내다보면 유지보수가 결국 확실한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티베로의 이상걸 기술지원본부 본부장은 “국내SW업체 대부분이 그렇듯이 티베로도 기술지원에 투입되는 리소스에 비해 정당한 대가를 못 받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지금은 시장을 넓히는데 주력한다는 회사차원의 목표를 가지고 기술지원 서비스에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티베로가 유지보수를 챙기는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티베로 관계사로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를 주특기로하는 티맥스소프트는 유지보수 덕분에 안정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티맥스소프트도 라이선스 비용의 10%를 유지보슈료로 받고 있지만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서비스로 벌어들이는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티맥스에서 유지보수 부문은 오라클이나 SAP급은 아니더라도 그에 버금가는 매출 비중을 치지한다는 후문이다. SW에 제값을 쳐주지 않은 척박한 국내 환경에서도 SW라이선스 판매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니, 유지보수 매출도 나름 짭짤해졌다는 얘기다.
티베로도 같은 코스를 밟으려 하고 있다. 티베로 기술본부는 우선 영업조직을 최대한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금융, 공공, 엔터프라이즈 등 3개로 나눠져 있는 사업부를 따라 기술지원이 1:1로 매칭되도록 기술지원본부 팀을 꾸렸다.
전체 180여 명 직원 중 기술본부에만 60여명이 배정됐다. 이상걸 본부장은 “작년까지는 기술지원본부 인력이 많지 않았는데 사용자가 늘면서 기술지원 인력도 많이 필요하게 됐다”며 “양적인 성장에 이어 인력들을 질적으로 성장시키고 기술력을 향상시키는 게 올해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티베로는 연중 내부 교육와 세미나 일정을 세워둔 상태다.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술지원본부만 모바일 오피스 도입하는 색다른 시도도 감행했다. 개인 지정 좌석 없이 자유로운 자리에 앉게 되니 팀이 다르더라도 필요에 따라 같은 공간에 모이게 되고 협력이 손쉬워졌다고 한다.
외근이 잦은 업무의 특성상 공간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서 도입된 측면도 있다. 이 본부장은 “공간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서 남는 비용으로 직원들의 복지 등에 투자할 여력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지방과 해외에서도 매출발굴과 동시에 기술지원 역량을 키우고 있다. 이 본부장은 “공공기관들이 지방으로 많이 이전하고 있는 추세에 따라 본사 기술지원 인력을 지방 거점에 배치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대전에 중부지사를 세운 상태고 나머지 지역에는 파트너사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 그는 “파트너사들이 기술 인력을 보유하게 하고 그 기술 인력을 본사로 불러서 기술 교육을 시키고 필요하면 직무 트레이닝인 OJT도 본사 직원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는 미국, 일본, 중국, 영국, 러시아, 싱가폴, 브라질 7개 법인을 두고 지원하고 있다. 해외도 현지 파트너사를 국내 지방 파트너사처럼 기술인력을 교육시키고 키우는 일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티베로는 고객이 만족할 만한 기술지원 서비스 역량을 갖추는 노력과 함께 서비스에 대한 제대로 된 대가를 인정받기 위한 노력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서비스 수준에 따라 등급을 나눠 고객사에 선택하게 한 것도 노력 중 하나다. 등급에 따라 대응 시간이나 기술지원 퀄리티를 다르게 만들어 고객사가 서비스를 상품으로 인식하게 했다. 등급이 높을수록 비용은 올라가지만 서비스 질도 높아 진다. 이 본부장은 “등급에 따라 비용차이가 많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품질 좋은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어느 정도 비용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시장에 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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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시장에서 국산 SW를 보는 시각이 많이 바뀌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DB같은 경우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에서도 DBA나 현업에 실무진이 국산SW를 썼다 문제가 생기면 책임지는 것을 꺼려해 따져보지도 않고 외국계를 쓰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런 인식이 바탕에 있기 때문에 국산SW업체에게 기술지원비를 깎는 관행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또 “티베로는 DBA라든가 현업에 관계자, SI업체 등에 이런 인식을 바꾸기 위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