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엔 국내 온라인 게임 산업의 규제 뿐 아니라 외산 게임의 독주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올초부터 다양한 장르의 토종 온라인 게임이 인기 외산작의 대항마로 떠올랐지만, 결과적으로 외풍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외산작의 독주로 마감을 앞두고 있다. 게임트릭스의 PC방 순위를 보면 ‘리그오브레전드’가 독보적인 인기를 얻으며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뒤를 이어 피파온라인3가 2~3위를 오르내리는 등 큰 인기를 얻어서다.
특히 리그오브레전드는 서버 접속 장애 등의 부정적 이슈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74주 동안 PC방 점유율 35~40%대를 유지하면서 1위 자리를 지켜내는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피파온라인3는 10~20%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꾸준한 인기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서비스 1주년을 맞은 해당 게임은 대규모 업데이트와 PC방 이벤트 등을 강화하면서 이용자 몰이에 나선 상태다.
국내 PC방 순위로 보면 10위권 내에 있는 외산작은 총 4종이다. 리그오브레전드와 피파온라인3 외에도 스타크래프트,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전체 외산 게임의 국내 PC방 점유율은 53~55%에 달한다. 규제 이슈도 컸다. 웹보드 게임 규제안이 통과한 이후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게임을 담배, 마약, 알코올과 함께 중독물질로 관리해야한다는 내용의 일명 게임중독법이 수면위로 떠올라서다.
해당 법안은 지난 19일 제 2차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됐으나 심의를 진행하지 않고 자체 보류된 상태다. 당시 법안심사소위원장을 맡은 새누리당 유재중 의원 측은 공청회와 사회적 합의 등이 우선 필요하다면서 “갈 길이 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은 토종 게임사들의 작품이 외산작에 밀리는 이유가 규제 분위기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해외 게임사의 경우 재미 위주의 게임을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지만, 토종 게임사들은 규제의 틀에 맞추기 위해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것.
또한 스마트폰 대중화에 따른 모바일 게임의 열풍이 토종 온라인 게임의 설자리를 빼앗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아키에이지 등이 출시 초반 성과를 계속 이어가지 못한 것도 이 같은 이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레드오션화 되면서 내년 출시를 앞둔 토종 온라인 게임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올해와 다르게 내년에는 이용자의 기대가 높은 신작이 대거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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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토종 온라인 게임은 ‘이카루스’ ‘뮤2’ ‘검은사막’ ‘리니지이터널’ 등이다. 이들 게임은 기존 인기 외산작과 비교해 이색적인 재미 요소를 담아냈다고 알려진 만큼 흥행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올해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규제와 외산작 독주로 요약된다”면서 “추가적인 산업 규제만 없다면 신작 출시를 앞둔 각 게임사들이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더욱 집중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