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의 휴대폰 보조금 관련 부당 이용자 차별행위 규제가 연말 끝자락에 의결된다. 이전보다 더 강한 제재를 내릴 것이란 방송통신위원회의 의지도 그대로 담길 전망이다. 당장 이통사의 과징금은 내년 1분기에 집행될 예정이지만, 혹독한 추위의 세밑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19일 방통위 관계자는 “26일에 예정된 위원회의에서 최근까지 진행한 이통사 보조금 집행 사실조사 건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의 보조금 규제건이 이날 45차 위원회의에 의결 안건으로 오르지 않더라도, 그 다음날인 27일 46차 회의가 예정된 만큼 연내 의결은 무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보조금 관련 사실조사는 지난 10월부터 진행됐다. 7월 KT 단독 신규가입자 모집금지(영업정지)와 이통3사 670억원의 과징금 부과 이후 시장이 한동안 안정된 모습을 보였지만, 4분기 시작부터 과다한 보조금이 지급되며 시장이 과열됐다. 당시 ‘하이마트 갤럭시S4 17만원’ 사태가 일어났던 시점이다.
■하이마트 갤S4 17만원, 방통위 “본때 보이겠다”
사실조사는 현재 전산과 수납관련 조사과정까지 대부분 진행됐다. 7월 제재 이후 어느 시점을 잡느냐의 문제인데 이 부분은 위원회의에 안건이 오른 후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사 시작 당시 방통위는 “최근 하이마트, 이마트 등 대형 할인점에서 일부 이용자에게 70만원에 이르는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해 소형 판매점들의 불만이 제기되는 등 이용자 차별도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라며 “본격적인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규제기관으로서 방통위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은 기자들과 모인 자리에서 “내년이 되자마자 크게 제재를 받을 통신사가 있을 것”이라며 “본때를 보이겠다”며 강력한 제재 의지를 밝혔다.
또 “과징금도 기존 1% 선에서 2%로 올릴 수도 있다”며 “주도사업자 신규이용자 모집금지 기간도 10일, 2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방통위는 이달 초 단말기 보조금 제재 개선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과징금 부과상한액을 2배 올리고 영업정지 기준, 주도사업자 기준 등이다.
이 가운데 영업정지 기준은 이번 제재에 반영된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신규모집금지 규정은 있지만, 구체적인 운영기준이 없었다. 법 개정이 필요치 않아 즉시 적용 가능하다는 뜻이다.
■영업정지 기간 확 늘어난다
새로운 신규모집금지 운영 기준에 따르면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 ▲중대한 위반행위 ▲중대성이 약한 위반행위 등으로 나눠 최대 20일 이상 60일 이하부터 10일 이상 30일 이하, 5일이상 15일 이하 등의 영업정지 기간을 정했다.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는 위반평균 보조금이 68만원을 초과하거나 위반율이 70%를 초과하는 경우고, 중대한 위반행위는 위반평균 보조금이 41만~68만원이거나 위반율이 40~70%가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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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서는 이 기준에 따라 중대한 위반행위 적용을 받아 10일 이상 또는 2주의 영업정지가 내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제조사 판매 장려금이 크게 웃돌았던 시기라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까지 가지 않더라도 최소 일수 적용이 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방통위 보조금 제재 시점이 단통법(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의 국회 논의 시기와 비슷하게 겹쳐져 휴대폰 유통 시장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번 모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