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코딩 교육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미국서도 '모든 사람이 코딩을 배울 필요가 있는가?'가 쟁점으로 부상했다. 미국도 역시 찬반 양론이 엇갈린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9일 '컴퓨터 과학 교육 주간을 기념해 모든 미국인들이 코드를 배우길 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연설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 기술(코딩)을 배우는 것이 개인의 미래를 위해서라기 보다 미국의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요지는 미국이 세계에서 최첨단을 선도하는 국가로 남아 있으려면 미국 학생이 프로그래밍 툴을 배우고 코딩하는 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야후, 디즈니 등 기업들도 코딩 교육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애플스토어,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프로그래밍 교실을 여는 건 물론 온라인 무료 프로그래밍 강의 제작도 지원하고있다.
미국에 코딩 교육 바람이 분 것은 잡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아워 오브 코드 캠페인을 주도하는 코드닷오알지(Code.org)를 비롯해 웹 기반 무료로 코딩 교육을 지원하는 코드아카데미 등 민간 기구들이 지난 몇년간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이런 가운데 '과연 코딩을 모든 사람이 배울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도 꾸준이 제기돼왔다. 지난해 1월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코드아카데미에서 코딩을 배우는 것이 새해 자신의 목표'라고 밝히면서 코딩 교육을 둘러싼 논쟁은 한층 가열됐다.블룸버그 시장의 트윗은 특히 '모든 사람이 코딩을 배워야 한다는 캠페인이 유행처럼 번지더니 도를 넘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불러 일으켰다. 뉴욕시장이 왜 코딩을 열심히 배우려 하느냐는 것이었다.
인기 개발자 커뮤니티인 스택오버플로우 공동 창업자인 제프 앳우드(Jeff Atwood)는 모든 사람이 프로그래밍을 배워야 한다는 주장은 모든 사람이 수도 배관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것과 비교해 별로 나아 보이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스마트 기기 사용에 앞서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한다는 주장은 '운전하려면 자동차 엔진 설계를 배워야 한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는 날 선 비판도 나왔다.
이후 코딩 교육을 둘러싼 논쟁은 수그러드는 듯 보였다. 그러나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던진 메시지로 논란은 재점화되는 모습이다. 워싱턴포스트 자매지인 슬레이트의 매튜 이글레시아스(Matthew Yglesias) 기자는 “미국에는 영어를 읽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고 꼬집으며 “코드 리터러시(읽고 쓰는 능력) 확산보다 실제 리터러시 확산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미국 누리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프로그래밍이 수학, 과학은 물론 문학, 음악 등 다양한 교과목에 접목돼 창의적인 교육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한 테크크런치 클린트 핀리(Klint Finley) 기자의 칼럼에는 수 많은 찬반 댓글이 달렸다.
기자 의견에 반대하는 한 누리꾼은(@Kourosh Deh*****) “오바마 대통령이 최첨단의 미국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학생들에게 코드 교육을 시킬 것이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코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학생들이 코딩을 배워야 하는 자신만의 이유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코딩에 흥미를 느끼는 아이들에게 선별적으로 교육이 진행돼 한다고 주장했다.
코딩 교육을 찬성하는 한 누리꾼(@Rob Le****)은 “코딩을 단지 기술로만 볼 것이 아니라 문제를 고민하고 분석하는 법이며 코딩을 배우는 것이 사고력을 키워 주고 인터페이스에 접목된 기술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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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구체적인 코딩 교육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 의도는 좋지만 교육 현장에 이를 어떻게 적용할지 방법을 논의해야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Mark Sim****) “창조적인 생각이나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것이 분명 중요하다는데 동감하지만 코딩 교육이 어떻게 이런 능력을 키워줄 수 있을 지 좀 더 고차원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의도하는 대로 코딩 교육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코딩을 가르칠 지’가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코딩 교육을 둘러싼 미국내 여론은 국내와도 비슷하다. 미래창조과학부 주도로 우리 정부도 코딩 교육을 비롯한 SW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온라인상에서는 '머지 않아 코딩 학원까지 다니게 생겼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