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반도체 업계에 새로운 ‘빅5’가 등장하며 지각변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인텔·삼성전자·퀄컴으로 이어지는 빅3 체제가 유효한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상승으로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SK하이닉스의 약진이 돋보였다. 올해 이뤄진 반도체 업계의 크고 작은 인수합병(M&A)도 업계 판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4일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 마이크론과 한국의 SK하이닉스가 매출기준 시장점유율 순위 5위권에 새롭게 진입했다.
일본 엘피다를 인수한 마이크론은 올해 업계에서 가장 높은 109.2%의 매출 성장률을 달성하면서 점유율 순위가 10위에서 4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마이크론의 올해 매출 추정치는 141억6천800만달러로 지난해 68억달러의 두 배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도 2.2%에서 4.5%로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매출이 133억3천5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8.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점유율 역시 4.2%로 상승하면서 지난해 7위에서 5위로 순위가 상승할 전망이다. 두 업체 모두 메모리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의 수혜를 받았다.
메모리 업체들이 약진하면서 기존 공고하던 빅5 체제에도 변화가 생겼다. 스마트폰 시장 확대로 인한 퀄컴의 고속 성장을 제외하고는 지난 몇 년간 공고하던 인텔, 삼성전자,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도시바, 르네사스 등 상위권 업체들의 순위에 변화가 생겼다.
올해부터는 인텔, 삼성전자, 퀄컴, 마이크론, 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새로운 빅5 체제가 만들어졌다.
이같은 변화에는 마이크론의 엘피다 인수를 비롯해 올해 반도체 업계에서 일어났던 크고 작은 인수합병도 영향을 미쳤다. 인텔은 후지쯔반도체의 모바일용 RF 트랜시버 사업 일부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사업 일부는 미국 아이시스(IXYS)에 매각했다. 브로드컴은 일본 르네사스의 자회사 르네사스모바일의 LTE 모뎀 기술 일부를 인수하기도 했다.
인텔, 삼성전자, 퀄컴 등 빅3 체제에도 점유율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올해 인텔은 469억6천만달러로 14.8%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를 지킬 전망이다. 하지만 주력인 PC 시장 침체 영향으로 매출 규모가 1% 감소하며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전자와 퀄컴의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334억5천600만달러로 매출 기준 10.5%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2년 연속 10% 이상 점유율 확보에 성공했다. 매출기준 점유율은 지난 2011년 9.2%에서 지난해 10.1% 올해 10.5%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인텔과의 점유율 격차는 2011년 6.4%p에서 지난해 5.6%포인트로, 올해 4.3%p까지 줄어들었다. 퀄컴은 올해도 31.6%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퀄컴 매출액은 올해 173억4천100만달러로 반도체 시장에서 5.5%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업체들의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20위권에 포함된 일본 반도체 업체는 5개였지만 엘피다가 마이크론에 합병되고 ROHM이 20위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올해는 도시바, 르네사스, 소니 등 3개 업체로 줄어들었다. 도시바를 제외하고 르네사스와 소니는 각가 15.3%와 28.1% 역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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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해 지난해 2.5% 역성장했던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올해 총 3천179억달러로 전년 대비 4.9%p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낸드와 D램 시장은 각각 35%와 27.7% 고성장이 전망된다.
데일 포드 IHS 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는 견조한 가격 흐름과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용 수요 증가로 반도체 사업의 성장세를 이끌었다면서 이 두 제품군을 제외한다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성장률은 제로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