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애플·삼성 납품업체 노동착취 의혹

일반입력 :2013/11/27 10:00    수정: 2013/11/27 10:22

정현정 기자

홍콩의 노동감시단체가 애플과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용 강화유리를 공급하는 하청업체의 노동착취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단체는 앞서 애플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폭스콘 공장 근로자들의 노동착취 실태를 고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26일(현지시간) 美 씨넷에 따르면 대학생과 교수들로 구성된 노동감시단체 SACOM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강화유리 전문 생산업체 비엘크리스탈의 중국 공장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세계 최대 모바일용 강화유리 공급업체 중 하나로 애플 아이폰용 강화유리의 60%,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의 20% 정도를 납품하고 있다. 이밖에 HTC, 노키아, 레노버 등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SACOM은 60회에 걸친 인터뷰와 위장취업 등을 통해 비엘크리스탈의 노동착취 실태를 보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근로자들에게 매일 11시간의 노동을 강요하면서 한 달에 단 1회의 휴가만을 허용한 것으로 나타났다.품질관리(QC) 분야에 근무하는 라오 치우(가명)는 SACOM과 인터뷰에서 제품 특성상 성수기와 비성수기에 구분이 따로 없어서 우리는 매달 일하고 또 일한다면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3시간을 초과근무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예외는 없다고 말했다.

SACOM은 또 공장에서 안전기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원들이 일하다가 다치는 경우가 자주 있지만 이에 대한 보상금은 받을 수 없다. 할당된 생산량을 맞추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근무 중 졸거나 유리를 깨뜨릴 경우 벌금을 물거나 해고를 당하는 것도 다반사다.

비엘크리스탈의 직원들은 근로계약서를 회사를 그만둘 때가 되서야 받을 수 있다. 그 전까지는 근로자와 고용주 간 계약이 성립돼있지 않다는 의미다. SACOM은 이에 대해 차후 근로자들이 제기할 수 있는 소송을 받지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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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에는 현재 6만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소속돼있으며 이 중 4만명이 중국 광둥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광동지역에 있는 공장에서는 지난 3년 동안 적어도 다섯 명의 근로자가 자살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우리는 협력업체들에게 노동자들을 위한 안전한 근로환경을 조성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매년 애플은 많은 협력사들의 공장을 직접 살펴보고 있으며 지난해에도 전 세계 393개의 협력업체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