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네트웍스 IT매출 최악의 시나리오는…

일반입력 :2013/10/02 08:07

송주영 기자

동양네트웍스 IT서비스 부문 매출에서만 보면 동양증권의 매각, 혹은 IT서비스가 있는 그룹사에 대한 매각도 최악까지는 아니더라도 차악의 시나리오가 될 전망이다.

동양그룹의 회생이 동양네트웍스에게는 최적의 시나리오다. 반대로 파산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당연한 얘기다.

동양그룹이 해체 위기에 몰린 후 동양네트웍스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동양네트웍스가 지난 1일 신청한 법정관리 이외에도 그룹사 매출이 문제다.

■그룹사 매출 비중 68%로 높아

동양네트웍스는 그룹사 매출 비중이 높은 소모성 자재 등의 유통과 IT서비스 분야를 두 축으로 내세운다. 동양네트웍스가 기업회생을 통해 살아남더라도 그룹사 존망에 따라 매출은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다.

IT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캡티브 시장은 IT서비스 업계를 지탱하는 한 축”이라며 “그룹의 투자 전략에 따라 매출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동양그룹은 지난 1일 현재 총 5개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네트웍스, 동양시멘트 등이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4개사는 동양네트웍스의 유통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반면 IT서비스 부문의 비중은 낮다.

지난 2분기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양네트웍스의 매출 의존도가 가장 높은 동양 계열사는 동양이다. 동양네트웍스가 이 기간 동양에서 거둬들인 매출은 393억원이다. 유통, IT서비스를 합한 매출 금액이다. 대부분이 유통 매출로 이중 IT서비스 부문 매출은 8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동양네트웍스의 IT서비스는 동양금융 계열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다. 같은 기간 동양네트웍스가 동양증권을 통해 올린 시스템유지보수, 시스템통합 부분 매출은 99억원이다.

동양그룹 지분율이 낮아 이제는 동양그룹 계열사는 아니지만 동양생명에서도 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분기 IT서비스 부문 매출이 333억원임을 감안한다면 동양증권, 동양생명 매출 비중은 44%에 달한다.

IT업계 관계자는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제조보다는 인력, 프로세스에 투자해야 하는 금융분야의 매출 비중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동양증권 IT부문 매출 비중 높아

동양네트웍스 IT서비스 부문 매출을 놓고 볼때 동양증권이 IT서비스를 계열사로 둔 그룹사에 매각되는 경우는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IT서비스 업계는 그룹 계열사의 핵심 IT시스템 개발, IT아웃소싱은 그룹 내의 IT서비스업체에 맡기는 것이 관례처럼 됐다. SK그룹이 SK하이닉스를 인수한 후 글로벌ERP 구축을 SK C&C가 담당하게 된 사례도 있다.

금융권은 그룹사에서 분리돼 매각된 후 IT아웃소싱을 인소싱으로 전환한 사례도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SK그룹에서 지난 2005년 매각된 이후 SK C&C가 담당하던 IT아웃소싱을 인소싱으로 바꿨다.

동양증권은 기업회생을 신청한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지분이 각각 14%, 19%다.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의 기업회생 절차를 개시한다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동양생명처럼 지속적으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다른 그룹으로 넘어갔을 때는 IT서비스 부문 매출도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룹사와 운명을 함께 하는 IT서비스

IT서비스 업계의 역사를 살펴보면 IT서비스 업체는 그룹사와 운명을 함께 했다. 현대정보기술, 대우정보시스템이 그룹 해체 후 회사 규모가 어떻게 축소됐는지는 IT서비스 업계에서는 너무 자주 거론돼 이제는 지겨울 정도다.

현대정보기술은 미라콤아이앤씨, 성호그룹을 거쳐 롯데그룹의 IT서비스 대외사업 발판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난해 매출 규모는 1천800억원 수준이다. 대우정보시스템은 지난해 AT커니가 지분 인수를 통해 2대 주주로 부상하며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중이며 매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1천700억원이다.

아시아나IDT도 금호그룹 축소의 영향을 받았다. 대우건설, 금호생명, 대한통운 등 금호그룹 계열사들의 매각 후 지난해 매출은 2천400억원 규모로 전년도 3천200억원 대비 25%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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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SK C&C는 올해부터 SK텔레콤의 SK하이닉스 인수 수혜를 입었다. SK C&C는 SK하이닉스와의 글로벌ERP 시스템 구축을 수의계약을 따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SK C&C가 SK하이닉스를 통해 벌어들인 매출은 지난 2분기에만 160억원에 달한다.

동양네트웍스도 그룹의 위기로 매출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동양그룹 계열사의 기업회생 절차를 법원이 받아들인다고 해도 투자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