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아이폰 케이블, 성능 비교해보니...

일반입력 :2013/03/21 10:17    수정: 2013/03/21 16:09

봉성창 기자

애플 8핀 라이트닝 케이블을 무단 복제한 이른바 묻지마 짝퉁 케이블의 품질이 상당히 조악한 것으로 테스트 결과 드러났다. 섣불리 구매했다가는 몇 번 써보지도 못하고 돈만 날릴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본지가 시중에서 1만원 이하에 판매되는 중국산 8핀 라이트닝 케이블 4종을 자체 테스트한 결과 대부분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았다.

테스트는 각 케이블을 아이폰5, 아이패드 미니, 아이패드 4세대, 아이팟 나노와 반복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8핀 라이트닝 케이블이 방향과 상관없이 연결이 가능한 점을 감안해 위아래 각각 25회씩 총 50회 연결을 통해 작동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실험에 사용된 묻지마 작퉁 케이블 4종 중 1종을 제외한 3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일부 케이블은 양면이 아닌 일정 방향으로 꼽아야 충전이 이뤄지거나 혹은 불규칙적으로 작동됐다. 심지어 한 케이블의 경우 아이폰을 제외한 어떤 애플 제품에서도 작동되지 않을 정도로 품질이 형편없었다.

아울러 PC와 연결한 후 아이튠즈를 실행해 데이터 동기화 작동 여부를 테스트 한 결과 역시 일부 제품은 정상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아이팟 나노의 경우 대부분 중국산 케이블에서 작동하지 않았다.

반면 대조군으로 쓰인 애플 정품 라이트닝 케이블과 애플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제작된 벨킨 라이트닝 케이블의 경우 모든 테스트에서 정상적으로 사용 가능했다.

이 같은 결과는 애플이 라이트닝 케이블의 IC가 담겨있는 핀을 전량 자체 생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벨킨과 같은 서드파티 업체도 애플에서 부품을 구매해 케이블을 생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IC에는 각종 보안 및 확장 기능이 담겨있다.

애플은 모든 관련 액세서리에 보다 균일한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이같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애플이 자체 판매하는 액세서리 가격이 비싼데다가, 정식으로 계약을 맺고 판매하는 써드파티 업체까지도 가격이 덩달아 상승하는 단점도 지적된다.

과거 30핀 규격 케이블의 경우 애플과 정식 계약을 맺지 않더라도 정품과 비슷한 수준의 품질을 가진 저렴한 액세서리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8핀 라이트닝 케이블은 내장된 IC칩의 복제가 쉽지 않아 이 같은 품질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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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품 라이트닝 USB 케이블(1M, 0.5M) 제품은 애플스토어에서 2만6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또한 벨킨, 맥컬리, 그리핀 등 애플과 글로벌 라이선스를 맺은 액세서리 업체들도 이달 말부터 8핀 라이트닝 케이블을 국내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이 같은 액세서리 상품 전략으로 인해 라이트닝 케이블은 저렴하게 만드는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며 “중국산 묻지마 케이블은 품질 면에서 과거 30핀에 비해 더 조악하기 때문에 구입하지 않는 편을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