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가 출시됐지만 당초 우랴했던 보조금 대란은 일어 나지 않았다. SK텔레콤-KT간 마케팅 경쟁은 치열한 반면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보조금 투입 규모는 종전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5 국내 출시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보조금 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통신업계에서 제기됐던 아이폰5 출시로 인한 SK텔레콤-KT간 판매경쟁, 이를 견제키 위한 LG유플러스의 보조금 투입 예상과는 다른 그림이다.
일부 판매점, 대리점에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대한 보조금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지만 본격적인 해빙기에 접어 들었다고 평가하기엔 이르다. 아직까지는 아이폰5 출시 초기인 만큼 ‘숨고르기 타이밍’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아이폰5로 인해) 시장이 과열되거나 하는 징후는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여타 제조사들도 아직까지 장려금을 올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방통위 ‘눈에 불’…아이폰5 훈풍 불까
보조금 경쟁이 사라진 가장 큰 이유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 임박이 꼽힌다. 방통위는 지난 9월부터 시작된 현장조사를 마치고 이르면 오는 20일 전체회의에 안건을 상정, 제재조치를 의결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이통사에 순차적으로 영업정지 조치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3사로서는 방통위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미 영업정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체회의 직전에 또다시 보조금 경쟁을 촉발, ‘괘씸죄’에 걸릴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아이폰5 예약판매 후 잠시 ‘꿈틀’했던 보조금 경쟁 조짐도 곧바로 잠잠해졌다. 방통위가 SK텔레콤과 KT 임원들을 소집해 사전경고를 한 이후 각사에서 대리점 단속에 나섰기 때문이다. 당시 아이폰5 예약가입이 시작되자 온라인 등 일부 유통망에서는 자체 보조금을 실어 40만원대 예약판매가 쏟아지기도 했다.
여기에 SK텔레콤의 경우 아이폰5 할부원금 하한가를 설정해 일정 금액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아예 (SKT)전산상에 아이폰5 할부원금의 하한가를 정해 그 이하로 내리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때문에 일부 판매자들은 전산에는 높은 할부원금을 기입하고 이후에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제재조치가 의결돼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과열경쟁을 막겠다는 의지다. 이후에라도 과다 보조금 투입이 감지된다면 곧바로 조치를 취하겠다는 계획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연내 방통위 전체 회의에 안건이 상정돼 이통사에 대한 제재 조치가 결정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시장을 모니터링 할 것”이라며 “제재 이후에도 과열 조짐이 보인다면 그 즉시 현장조사에 재돌입하는 등 시장 과열을 막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LGU+ “아이폰5 영향없다”…보조금 투입 부정적
LG유플러스의 대응이 예상보다 미지근한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충성도가 높은 아이폰 고객의 특성상 현재 아이폰5의 수요는 대부분 기존 아이폰 고객들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노세용 LG유플러스 네트워크본부장은 아이폰5 출시일인 지난 7일 대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이폰5는 신규 고객보다 기존 고객들의 기기변경 수요가 많다고 보고 있다”며 “ 때문에 현재로서는 아이폰5와 관련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음성LTE(VoLTE)와 미러콜 서비스 등으로 아이폰5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4인치대 아이폰5가 동영상 소비가 많은 국내 LTE 이용자들의 입맛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다. 아이폰5는 VoLTE를 지원하지 않는다.
박송철 LG유플러스 네트워크기술담당 상무는 “아이폰5가 음성은 3G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데이터 사용 중에 주기적으로 3G 음성착신을 해야 하는데 데이터 서비스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LG유플러스의 VoLTE 서비스는 간섭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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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아이폰5 자체가 별다른 보조금 경쟁을 유발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애플이 아이폰 판매에 별도의 제조사 장려금을 지급하지 않지만, 충성도 높은 아이폰 고객의 특성상 판매는 꾸준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 다른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5가 출시된 후에도 이통3사의 보조금 투입 규모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아이폰5 예약가입자 개통이 끝난 후부터 본격적인 판매 경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 9월 수준의 ‘대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