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표 삼성전자 IM(휴대폰·카메라) 담당 부사장이 국정감사 불출석 사유서에 애플을 직접 언급했다. 애플과의 소송으로 ‘사상 초유 위기’에 직면, 비상대응체제라 시간을 못 냈다는 내용이다.
기업 임원들은 국감 불출석 사유서에 “해외 출장으로 인한 부득이한 불참” 정도의 간단한 내용만 담는 게 일반적이다. 경쟁사 애플과 현 상황을 직접 거론한 홍 부사장이 사유서가 눈에 띄는 이유다.
9일 홍 부사장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국감 참고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 했다. 문방위는 이날 방송통신위원회 대상 국감 참고인으로 홍 부사장을 지목했었다.
홍 부사장은 사유서에서 “애플과 특허소송 등으로 사상 초유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서 전 직원이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했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해외 중요 거래 선들과의 협상 및 접촉이 급박하게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본인의 주요 거래선과의 협상 일정이 국감과 겹쳐 출석이 어렵다”며 “넓은 아량으로 선처해 주시길 바랍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방위 의원들은 대부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오는 24일로 예정된 확인감사에는 홍 부사장을 반드시 참석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병헌 의원(민주통합)은 “떳떳하게 증인으로 안 나오고 자료 제출도 거부하는지 모르겠다”며 “삼성전자가 해외서 국내보다 스마트폰을 싸게 판다”고 주장했다.
정세균 의원(민주통합)도 “증인들의 불출석을 보니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것은 명백한 국정감사 방해 행위”라고 지적했다.
홍 부사장과 함께 문방위 참고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은 박종석 LG전자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 본부장도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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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부사장은 “당일 사업상 중요 바이어와의 미팅을 위한 해외 출장 중인 관계로 부득이하게 참석할 수 없음을 알려드리다”고만 짤막히 밝혔다.
한편, 문방위는 당초 도미니크오 애플코리아 대표도 참고인으로 거론했으나 출석을 요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