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링어 소니CEO 자리서 쫓겨난 사연

일반입력 :2012/02/04 17:18    수정: 2012/02/05 11:33

이재구 기자

경영자는 경영실적으로 말한다. 지난 1일 소니는 ‘급작스레’ 히라이 가즈오부사장을 최고경영자9CEO)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하워드 스트링어는 다음날 나온 최악의 분기 적자성적표를 내놓았다. 소니는 그가 3월말(소니의 2012회계년도 4분기)까지만 회장자리와 CEO자리를 수행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에게 주어진 후속 의전이래야 이사회의장을, 그것도 6월부터 맡도록 했다. 사실상 축출조치다. 구원투수 히라이 가즈오의 어깨가 너무 무겁다. 소니가 안 좋다고는 알고 있지만 대체 이 파란눈의 하워드 스트링어가 맡았던 소니에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2일 발표된 현 스트링어 소니 CEO겸 회장의 경영실적은 최악의 것이었다. 실적 보고서는 히라이 가즈오가 CEO를 맡더라도 회장 자리를 지킬 것으로 낙관했던 그를 사실상 이사회로 축출시켜 버린 극명한 이유를 ,밝혀주었다.

하워드 스트링어는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후임 CEO가 오더라도 회장자리는 유지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음을 드러낸 바 있다.

경영상태는 사실상 지난 1994년 세계컴퓨터 제국 황제 IBM이 무너질 때의 적자와 버금가는 위기다. 2011회계년도의 3개 분기 동안(2011년 4월1일~2011년 12월31일) 소니는 이미 25억달러를 적자를 기록중이다.

2010년에는 931억달러에 34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 시기에 삼성전자는 137억달러매출에 17억달러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삼성은 1500억달러에 이르는 매출에 10%의 흑자를 내 줄 적자의 소니와 천양지차를 기록하고 있다.

소니의 핵심 TV사업과 PS3가 망가졌고, 반도체사업에 뮤직사업부까지도 줄적자다.

구원투수 히라이 가즈오가 과연 근 20년전의 IBM구원투수 루 거스너처럼 소니를 살릴 수 있을까?

그는 경영실적을 만회해야 하는데 소니는 경비절감과 수평적 사업구조를 실적 발표시 밝힌 바 있다.

히라이는 또 소니의 상징적 사업인 TV사업을 어떻게든 살리려 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분야의 행보가 주목된다. PS3에 대해서도 잘아는 만큼 그의 행보는 주목된다. 또한 소니에릭슨과의 합작을 청산한 만큼 향후 스마트폰분야의 행보도 주목된다.

■히라이 가즈오, 만신창이 소니를 떠안다

세계 가전의 대명사였던 혁신과 창의의 대명사 소니의 추락은 멈추지 않았다. 1954년 트랜지스터라디오신화에서부터 시작해 세계최초의 트랜지스터컬러TV,캠코더,레코더,워크맨,트리니트론컬러TV 등 만드는 제품마다 세계최초의 트레이드마크를 달고 나오면 세계가전시장을 주룸잡던 소니에게 무슨일이 생긴 것일까.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 4년간만 보더라도 소니는 끝간 데 모르는 추락만 하는 회사가 돼 버렸다. 그런데도 하워드 스트링어 CEO는 회사를 살려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체제에서 수년간 그의 경영부진으로 고통받아 오던 소니는 절실하게 변화를 필요로 했다.

이같은 변화는 지난 1일 소니가 히라이 가즈오를 오는 4월1일부터 소니의 수장으로 임명한다는 발표를 하면서 공식회됐다. 스트링어는 “소니는 지난 수년간 승계계획을 준비해 왔으며 히라이 가즈오가 소니를 맡을 적임자”라며 변화를 받아 들였다. 스트링어는 “나는 그의 강인한 마음과 리더십 스킬이 앞으로 수년간 소니의 고객들에게 커다란 이점을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스트링어는 1일날 새 CEO를 발표하면서 “가즈오는 글로벌감각을 가진 경영자로서 기술,클라우드,콘텐츠 분야에 정통한 사람이며 디지털변화가 그의 장점”이라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히라이 가즈오를 CEO로 추대한 배경에는 히라이의 자질만큼이나 스트링어의 실책에도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스트링어가 CEO를 맡으면서 소니는 재정적 슬럼프를 보였으며 플레이스테이션(PS),HDTV등의 주요 사업들에서도 시장점유율을 잃는 부진을 보였고 모바일시장에서도 주요 경쟁자들에게 리드를 허용했다.

히라이를 소니 CEO로 받아들인 것은 별로 놀랄 일도 아니다. 수개월간 스트링어가 쫓겨날 것이란 소문이 돌았고 이달초에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히라이가 곧 소니 사장이 될 것같다고 말한 바도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스트링어가 당시 자신이 소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에 머물것이라고 믿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1일 나온 소니경영진 인사발표에서 소니는 스트링어가 4월에 CEO직을 잃을 것이며 6월부터 이사회 멤버직만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트링어의 낙관적 생각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소니이사회는 그동안 뛰어나고, 존경받는 CEO로 대접받았던 소니의 나이든 CEO를 예의고 뭐고 없이 인정사정없이 축출시켜 버렸다.

■끝간데 모르는 소니의 재정적 추락

말할 것도 없이 CEO들은 친화성이나 직원들에게 인기를 얻는 것보다도 실적으로 말하게 된다. 그리고 그 점에서 있어서 스트링어는 줄곧 실패한 경영자였다.

해마다 3월 31일날 회계연도가 끝나는 소니의 지난 4년동안 스트링어는 자기가 지휘하는 회사의 매출이 지난 2007년 8.8조엔(1156억달러)에서 2011회계년도에는 7.1조엔(931억달러)로 추락했다.2008회계년도에 소니는 3690억엔(48.4억달러)의 이익을 냈지만, 2009년에는 990억엔(13억달러)의 적자, 2010년에는 410억엔(5.4억달러)의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2010회계년도(2010.4.1~2011.3.31) 적자는 최악이라 할 2600억엔(34억달러)적자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위기의 IBM이 루 거스너 회장을 영입했던 지난 1994년 당시 IBM과 비슷하다. 당시 IBM의 매출이 600억달러 내외였고 적자가 49.7억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소니의 위기도 그에 못지 않음을 알 수 있다.

2일 소니가 발표한 2011회계연도 실적을 보면 지난 2개 분기 동안(4~9월) 430억엔(5억6천400만달러)의 손실을 넘어선다. 3분기(10~12월)에는 더욱 끔찍한 실적을 안겨주었다.

2일 발표된 소니 회계년도3분기(10~12월)실적도 지난해 동기보다 17% 감소한 1조8200억엔(234억달러)매출에 1590억엔(20억4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해 같은 분기에 소니는 723억엔(9억49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었다.

분기 매출에서 24.4%나 추락한 배경을 보면 소비자제품서비스사업부(LCDTV 및 PS3)의 부진이 사업실적을 적자로 이끌었다.

프로페셔널디바이스솔루션사업부(반도체)도 20.7% 감소한 39억달러로 부진했다.

소니의 뮤직사업부조차도 11.7% 추락한 16억달러를 기록했다.

스트링어가 기록한 소니의 재정상태도 추락하는 주가로 인해 꺾어졌다.

히라이 가즈오 CEO의 가장 중요하고도 유일한 의무는 주주가치를 최대화하는 일이다. 스트링어가 CEO취임 이후 실패한 것이 바로 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지난 해 소니의 주식가치는 거의 절반 가까운 48%나 추락해 주당 18.22달러가 됐다. 지난 5년간 소니의 주식은 원래 가치에서 62%나 추락했다.

PS네트워크 해킹사건 나자 팔짱만...

지난 해 있었던 플레이스테이션(PS)해킹 및 고객정보유출이 치명적이었다.

소니는 지난해 자사 PS네트워크,소니큐리오시티서버는 물론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 서버에까지 해커가 들어와서 고객정보를 탈취해 갔다고 발표했다. 처음에 소니는 기본 정보만 탈취당한 것으로 믿었지만 곧 신용카드데이터도 함께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비록 스트링어는 소니를 이끌고 있었지만 이 피해와 관련한 통제를 시작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사람이 히라이였다. 해킹 사건 수주일이 지나자 히라이는 해커가 사용해서 정보를 유출한 세새한 부분을 밝혀냈다.

히라이 가즈오는 소니의 네트워크가 수주일동안 접속이 끊긴 채 있는 동안 많은 방법으로 안팎의 거센 비난을 혼자 떠맡았다.

결국 스트링어는 입을 열어 소니의 고객들에게 사과하기는 했지만 너무 늦었다.

투자자들사이에서 왜 총수가 문제를 받아들이고 사과하는데 그처럼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에 대해 의아해하는 불만이 퍼져나갔다. 그리고 그의 명백한 후계자가 초기진화를 하도록 내버려 줬다. 그는 4년 전인 지난 2008년 사상 최악으로 꼽히는 소니의 노트북용 배터리 리콜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제때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던 CEO였다.

히라이 가즈오는 2일 소니의 3분기 결산 결과 나온 적자에 대해 월스트리트와의 인터뷰에서는 “아직 경보를 울릴 때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침착성을 유지하려했다. 하지만 PS3의 안정화 작업은 그의 중대 과제 가운데 하나임이 틀림없다.

이데이 노부유키가 취임 3년만인 98년 적자인 소니를 흑자로 바꿨지만 당시에 그에겐 구타라기 겐이 처음 내놓은 플레이스테이션이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을 때였다. 그만큼 소니에게 PS는 상징적인 사업이다.

소니PS에 어떤 일이 생겼나?

15년전 플레이스테이션(PS)가 처음 나왔을 때 공전의 히트를 쳤었다. 그리고 PS2가 나와서 후속작이 나올 때까지 모든 경쟁자들을 물리쳤고 여전히 전세계 매장에서 팔리고 있다.

그러나 좋은 시절은 지난 2006년 스트링어가 소니 회장 겸 CEO로 취임한 지 1년 후에 출시된 PS3의 불길한 출발과 함께 급속히 멈춰버렸다. 그리고 닌텐도 위가 그 또래 사용자들에게 베스트셀러 콘솔이 됐다.

초기 PS3는 시작부터 여러 가지 다양한 문제를 드러냈다. 단말기는 투박했고 굉장히 비쌌으며 닌텐도 위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게임플레이를 결여하고 있었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의 정면승부에 맞닥뜨려야 했다. 내내 스트링어와 그의 경영진들은 투자자들에게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재삼재사 확신시켜야만 했다.

스트링어의 말처럼 소니의 PS3가 전세계에서 상대적으로 잘 팔렸고 전체 X박스 360의 판매량에 근접했다. 하지만 그에 X박스360에 준하는 강력한 판매에 이르기까지는 예상보다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더 나빴던 것은 소니가 지난 2010년까지는 잘 됐던 PS콘솔을 팔 때마다 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이다.이는 소니투자자들에게 한 때 연간 7천억엔씩 벌어다 주던 소니의 PS사업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HDTV는 살릴 수 있을까?

가라앉는 HDTV사업을 살릴 누가 없을까?

스트링어가 지난해 소니 사업 가운데 다른 어떤 것보다도 우려했던 한가지 사업을 꼽으라고 하면 그것은 소니의 무너져가는 HDTV사업이다.

소니의 TV사업은 지난해 말까지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씨넷은 소니TV사업부의 부진에 대해 소비자들이 또다시 소니TV보다 값싼 비지오제품에서부터 훨씬 앞선 제품인 삼성과 LG의 제품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라고 분석 진단했다.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말 소니는 미국 LCDTV시장의 10%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다. 1위가 비지오(27.6%), 2위가 삼성전자(20.2%)였다. 2011년이 되자 소니의 시장점유율은 더욱더 떨어졌다. 2011년 수치가 나오면 그 결과는 더욱더 끔찍하게 될 전망이다. 소니의 HDTV의 문제는 투자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을 수 없었다. 많은 빼어난 투자자들과 분석가들이 소니에게 HDTV사업부를 매각하라고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tm트링어는 지속적으로 이는 검토대상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대신 그는 지난 해 업무내용과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한다는 이유로 TV사업부를 3개의 별도 사업단위, 즉 LCDTV유닛,아웃소싱유닛, 차세대TV유닛으로 분리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의해 광범위하게 계획된 움직임이었으며 소니가 회계연도 3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투자자들은 오는 4월부터 정식으로 CEO역할을 하게 될 히라이 가즈오에게서 소니 HDTV방향성의 변화를 보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은 또다시 실망하게 될지 모른다. 왜냐하면 그는 HDTV를 자체 생산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히라이는 그러나 지난 해 8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두 이것이 어려움 사업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TV사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을 그만두거나 다른 방법을 택하라고 말하기 보다는 내가 매우 공격적으로 개입하려고 하는 이 사업부가 언제 흑자전환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 물어봐 달라”고 주문했다.

휴대폰 사업은 어떻게 될까

애플이 지난 2007년 아이폰을 공개한 이후 전세계 휴대폰 제조업체들 사이에 즉각적으로 이분야 증강정책이 생겨났다. 거의 모든 회사들이 터치스크린사업에 뛰어들었고 SW를 개발하면서 이 변화의 시기를 받아들이려고 했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소니에릭슨은 경쟁자들이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때 고집스럽게도 비타협적으로 보였다. 줄곧 모바일분야의 중요성을 하찮게 여겨왔다.

이 당시만 해도 스트링어는 완전히 비난을 떠안아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 소니에릭슨은 소니와 에릭슨의 휴대폰 합작사로서 스트링어의 영향력이 있긴 했지만 자율적으로 회사의 방향을 정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지난 해 10월 소니는 스마트폰을 포함하는 4스크린(PC,PS,TV,스마트폰)전략을 완성하기 위해 에릭슨과의 합작주식을 14억7천만달러에 사들인다고 발표했다.

비록 스트링어가 에릭슨과 결별한 결정이 좋은 결정이라는 광범위한 공감대를 얻고 있긴 하지만 일각에서는 왜 에릭슨과의 결별 결정에 그렇게 뜸들였나하는 의문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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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수많은 회사들의 핵심사업이 되었으며 점점더 캐주얼게임을 위한 핵심 플랫폼(단말기)로 부상하고 있다.

소니는 차라리 일찌감치 에릭슨과 결별하고 진작 독자적인 휴대폰 사업을 했었더라면 좀더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스트링어는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