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 “미국은 마이너스지만…”

일반입력 :2011/11/30 15:09    수정: 2011/12/01 08:35

지난분기 HP는 순익이 전년동기보다 91% 줄어드는 충격적인 실적표를 받았다. 순익뿐 아니라 매출도 약 10억달러 줄었다. 그에 반해 한국HP는 마이너스 성장을 면했다. HP는 이같은 상황에서 빅데이터 이슈를 기회로 삼아 도약할 전략을 준비했다.

함기호 한국HP 대표는 30일 여의도 한국HP본사에서 회계연도 2011년 4분기 실적발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HP는 0% 성장률을 보였고, 엔터프라이즈사업부(EB)가 6%, 퍼스널시스템그룹(PSG)이 1%씩 성장했으며 ”이미지프린팅그룹(IPG)만 -11%로 매출이 줄어들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2012년 회계연도 전체로 볼 때 한국HP의 매출은 9% 성장했다”며 “EB가 13%, PSG가 9%정도 성정한 반면, IPG는 0% 성장률을 기록했다”라고 설명했다.

본사 실적과 비교하면, IPG는 세계적인 추세와 맥을 같이 했다. IPG사업은 미국 역시 10% 매출감소였다. 반면, 엔터프라이즈 사업은 본사와 별개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HP 전체적으로 엔터프라이즈 사업부는 -4% 성장률을 보였다.

이같은 성적은 서버사업의 호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BCS사업부의 경우 당초 사업목표치를 115% 이상 달성했으며, ISS사업부 역시 목표치를 훌쩍 넘었다.

슈퍼돔2를 비롯한 한국HP의 유닉스 사업은 시장점유율에서 한국IBM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윤영웅 한국HP 상무는 “전년동기와 전분기 대비 매출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라며 “시장점유율에서 5%정도 나던 한국IBM과 차이가 1% 수준으로 줄었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일본·중국 등과 함께 유닉스 시장이 여전한 강세다. 미국이나 유럽 등이 유닉스보다 x86을 선호하는 것과 다른 시장환경 차이에 따른 이질적인 모습이 나온 것이다. 다만, 한국도 유닉스 시장규모가 조금씩 줄어들고, 한국IBM이 정체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이룬 성장이기 때문에 한국HP 자체적인 역량을 무시하기 어렵다.

■빅데이터, '오토노미+버티카'로 승부수

함기호 대표는 4분기 실적발표에 이어 빅데이터와 정보관리(인포메이션 매니지먼트)에 대한 HP의 전략을 소개했다. 최근 인수한 기업검색엔진 오토노미와 데이터웨어하우징 솔루션 버티카 등을 중심으로 정보최적화 서비스 사업자로 접근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과거 정형데이터 중심의 정보관리 형태가 최근 소셜미디어 등 비정형 데이터 중심으로 이동해야 할 상황이다”라며 “기업들은 여전히 보유한 수많은 정보 중 5% 정도만 활용하고 있으며, 약 45% 이상 기업이 정보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갖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적합한 인프라, 정보를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관리하는 보안, 자동적으로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윤종기 한국HP 엔터프라이즈서비스(ES) 부사장은 “이제 전문가의 시대는 가고 데이터에 기반한 판단이 중요해지는 시대”라며 “정보에 대한 의존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리스크 요소들이 생겨나는데 그것이 빅데이터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와인의 품질평가 방법의 변화를 소개했다. 소믈리에의 시음 후 나오는 품질 평가 대신 강수량, 재배철 평균기온, 수확기 강수량 등의 정보를 이용한 분석이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윤 부사장은 “만약 와인 품질평가 계산식을 믿는다면, 포도주를 담그기 전에 미리 고평가될 포도를 매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10달동안 숙성되길 기다린 후 투자하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왜 정보를 관리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라고 말했다.

버티카와 오토노미는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HP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하고 있다. 윤종기 부사장은 “버티카는 행과 열을 조합한 DW 솔루션으로, 짧은 시간에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도움을 주며, 오토노미는 지능형 검색엔진으로 다양한 정형 및 비정형을 포함한 대용량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라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버티카는 아마존 EC2 분석 서비스의 기본 플랫폼으로 채택됐으며, 오토노미는 이미 한국 대기업 다수가 도입해 사용중이다.

HP는 오토노미에서 제공하는 정보 처리 레이어(IDOL)와 버티카의 실시간 분석 엔진을 조합해 구조화되지 않거나 부분적으로만 구조화된 정보를 구조화된 정보와 함께 동일한 방식으로 100% 분석할 수 있도록 제공하게 된다.

윤 부사장은 오토노미와 클라우드를 활용해 빅데이터 분석을 대행하는 서비스도 사업 전략 중 하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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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HP는 버티카, 오토노미, 데이터프로텍트 등의 솔루션을 담당하는 인포메이션매니지먼트(IM)란 조직을 신설할 계획이다. 버티카는 최근까지 ESSN 내 BCS사업부에서 담당하고 있었고, 데이터프로텍트는 네트워킹 사업부에서 담당해왔다. 기업 정보최적화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함기호 대표는 “HP의 장점은 역시 하드웨어기 때문에, 여기에 더욱 집중한다는 본사의 전략을 따를 것”이라며 “IM이란 전담부서 신설을 통해 서비스 사업도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