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에게 도전장을 던진다.”
2010년 10월이었다. 한국HP와 한국쓰리콤 합병절차를 마무리한 후 처음으로 가졌던 기자간담회에서 조태영 한국HP ESSN 네트워킹사업부 상무는 이같이 선언했다.
그리고 1년. 11월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태영 상무는 또 다시 말한다.
“시스코에게 도전장을 던진다.”
■HP 네트워킹, 1년 뒤 찾아온 변화
1년 전 조태영 상무가 들고 나왔던 HP 네트워킹의 강점은 IRF였다. IRF는 물리적인 스위치들을 하나로 가상화한 후 여러개의 가상 포트로 쪼개 사용하는 기술이다. 원거리의 네트워크라 해도 IRF를 활용하면 거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후로 1년동안 HP는 쓰리콤, 프로커브 등 복잡한 네트워크 제품라인업을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새로운 아키텍처로 올해 5월 선보인 플렉스네트워크(FlexNetwork)다.
플렉스네트워크는 HP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CI)를 지원하기 위한 통합 네트워크 아키텍처다. 기업 내부에서 연결된 모든 기기에 일관성 있는 업계 표준 프로토콜을 구현하는 게 골자다. 고객은 데이터센터, 캠퍼스, 기업 지사에 걸쳐 네트워크를 단순화하고, 쉽고 빠르게 관리할 수 있다.
플렉스네트워크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플렉스패브릭, 플렉스캠퍼스, 플렉스브랜츠 등이다. 이들을 지능적 관리 센터(IMC) 5.1이란 단일 플랫폼으로 관리할 수 있다.
조태영 상무는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년6개월은 합병 이슈를 해결하고 네트워킹 사업부가 정식으로 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여건을 준비하기 위한 물밑작업 기간이었다”라며 “플렉스네트워크를 통해 이제부터 시장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성과도 있었다. 쓰리콤시절 국내 고객을 확보하지 못했던 대용량 코어 스위치인 12500제품을 데이터센터, 공공기관, 금융권 등에 공급하는 등 주요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새로운 아키텍처로 재구성된 제품라인과 속속 나타나는 성과물이 1년 간 한국HP 네트워킹 사업의 변화를 보여준다.
■타도 시스코, 오픈과 컨버지드인프라로 도전
조태영 상무는 “지난 15년동안 시스코란 거대기업이 네트워크산업을 일방적으로 주도하면서, 큰 기여도 많았지만, 이제 시스코의 방식은 급변하는 IT세계에 대처하는 제한적이다”라며 “HP가 네트워킹 사업부 출범한 후 변화를 얘기해왔는데, 플렉스네트워크를 통해 어떻게 시스코에 도전하는지 잘 보시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일단 조 상무는 시스코가 HP를 중요한 경쟁자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실적발표에서 존 챔버스 시스코 CEO는 “앞으로 주니퍼네트웍스든 HP든 경쟁사를 거칠게 다루겠다”고 말했는데, HP란 이름을 거론했다는 것부터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는 “시스코가 독자적인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HP는 오픈스탠더드를 지향한다”라며 “HP가 이노베이션이라면, 시스코는 리노베이션이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1년전이나 지금이나 한국HP의 메시지는 ‘타도 시스코’로 동일하다. 다만, 그 메시지의 바탕은 많은 변화를 이룬 모습이다. 단순히 규모로 시스코와 한판 붙겠다던 목소리에 무게를 더했다.
■“시스코보다 더 유연하고 더 쉬우며, 더 빠르다”
플렉스네트워크는 HP 제품뿐 아니라 모든 벤더의 제품을 관리한다. 손영웅 한국HP ESSN 네트워킹사업부 이사는 “IMC는 153개 벤더의 5천700여종 장비를 관리할 수 있고, 시스코의 1천여종 장비도 관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HP는 이와 관련해 29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플렉스네트워크 신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했다. 데이터센터, 캠퍼스랜, 지사 등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변화가 있었다.
플렉스패브릭 데이터센터 솔루션은 10GbE의 HP 톱오브랙 스위치와 새로 업데이트된 HP12500스위치 시리즈를 포함한다. HP는 전체 트래픽 80%을 차지하는 서버 간 트래픽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HP12500스위치 시리즈는 새로 업데이트된 HP IRF 기술을 탑재했으며, 네트워크 복원력과 성능을 개선시켰다. IPv6 지원, 2배의 처리량, 네트워크 복원 시간은 500배감소 등이 경쟁력이다.
플렉스캠퍼스는 450%까지 개선된 성능을 보이는 HP 3800 스택형 스위치와 이동성과 고대역폭을 요구하는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을 캠퍼스 환경에 맞도록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합한 새로운 아키텍쳐를 통해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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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를 위한 솔루션은 파트너기업인 VM웨어, 시트릭스 기술을 적용한 새 가상화 서비스 모듈이다. 지점의 블레이드 서버를 여러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지원하며 네트워크 인프라스트럭쳐로 통합하는 HP 5400zl와 8200zl 스위치 용 가상화 서비스 모듈로, 지점으로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전달을 더욱 빠르게 하고, 비용을 21% 감소시킨다. 특히, 전력소비를 57%, 공간은 경쟁사 제품 대비 최대 43%까지 감소시킨다.
조 상무는 “HP에게 네트워크는 여러 사업 중 작은 부분이다”라며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를 통해 보안, 확장성, 민첩성, 관리, 총소유비용(TCO) 등에서 시스코보다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