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게임쇼 2011이 폐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캡콤의 묘한 행동이 소니와 닌텐도 팬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캡콤과 소니, 닌텐도가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캡콤이 그동안 보여주던 소니 지지 노선 대신 닌텐도를 주력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소니가 매우 곤란한 입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캡콤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 라인업에 대한 탄탄한 지지를 유지해왔다. 플레이스테이션3(PS3) 및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용 독점 라인업은 물론 닌텐도DS 계열에는 거의 손을 땐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올해 2월 닌텐도 3DS가 출시된 이후 ‘스트리트파이터 크로스 철권’ 오노 요시노리 PD의 전폭적인 3DS 지지설도 3DS의 하락세 및 6개월 만에 가격인하가 이루어지면서 사실상 끝날 것으로 예견됐다.
하지만 오히려 3DS에 뒷심을 실어준 곳은 소니의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비타’의 든든한 아군이었던 캡콤이었다. 캡콤은 3DS 약 6개의 3DS 타이틀 출시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중 ‘몬스터헌터3G’와 ‘몬스터헌터4’를 3DS 전용으로 출시하겠다고 언급했다.
물론 완전한 독점은 아니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지만 그동안 PSP용으로 출시돼 캡콤의 확실한 수익을 남긴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신작들이 대거 3DS 독점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논란이 생길만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일본 내에서 사회적 현상으로 퍼질 정도로 큰 인기를 구사하고 있는 캡콤의 대표 인기 시리즈다. 콘솔기기 플레이스테이션2(PS2)를 비롯해 PSP용으로 대거 시리즈가 출시되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몬스터헌터 포터블 2nd G’는 4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몬스터헌터 포터블 3rd’는 500만장의 가까운 판매량을 올렸다. 기존 시리즈까지 포함하면 2천만 장에 가까운 판매량을 가질 정도로 캡콤의 대표 킬러타이틀로 불려왔다.
그런 대표 시리즈가 소니 진영을 버렸다는 점은 굉장히 충격적인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올해 1월 진행됐던 소니 프레스데이 ‘넥스트 제러네이션 포터블’ 공개 당시에도 ‘비타’에서 구동되는 ‘몬스터헌터’ 게임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신작도 ‘비타’로 나올 것이 예상됐다.
이에 소니와 캡콤 간의 불협화음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외신의 추측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소니 측 관계자는 日게임스팟의 “몬스터헌터 신작은 비타로 나오는가?”라는 질문에 “예정돼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대로 라면 연말 경쟁에서 ‘비타’가 3DS에게 밀릴 확률은 크다. 실제로 ‘비타’의 론칭 일정은 12월7일이며, 3DS ‘몬스터헌터3G’는 12월10일이다. 아무리 26개의 론칭 타이틀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는 ‘비타’라고 할지라도 이미 2천만 명에 가까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힘을 무시하기 어렵다.
소니와 캡콤의 불협화음에 대해서는 일부 개런티나 개발 환경, 플랫폼 지원 등 여러 가지 이유가 나오고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캡콤이 자사의 영향력을 더 높이겠다는 의지를 플랫폼 홀더 소니가 받아주지 않아서라는 점으로 보인다.
시기상 두 플랫폼 홀더의 정면 대결이 눈앞에 있는 가운데 닌텐도는 사실상 백기를, 소니는 애매한 입장을 보였기 때문에 캡콤은 좀 더 많은 지원을 약속한 닌텐도에게 ‘몬스터헌터’ 시리즈를 넘기게 된 것. 실제로 캡콤과 닌텐도는 올해 상반기부터 꾸준히 미팅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3DS에서 문제가 됐던 오른쪽 슬라이스 패드의 확장 주변기기가 ‘몬스터헌터3G’ 버전에 맞춰 동시 출시를 확정됐다. 물론 추가적으로 오른쪽 슬라이스 패드를 쓰는 게임이 더 나올 예정이지만 외신들은 ‘몬스터헌터3G’ 전용이나 마찬가지라고 입을 모았다.
일부 외신의 경우 내년 초나 늦어도 상반기 내 소니와 캡콤이 손잡고 대형 타이틀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몬스터헌터4’가 3DS로 나오지만 결국은 ‘비타’ 버전 역시 개발이 될 것이라는 것. 특히 ‘비타’ 버전은 PS3와 연동 기능을 포함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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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콤이 ‘몬스터헌터’ 시리즈라는 확실한 킬러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소니 진영의 PS3, 비타를 모두 버리고 움직인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몬스터헌터’ 시리즈를 통해 플랫폼 홀더와의 주도권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은 맞다.
캡콤 측의 한 관계자는 “소니와 관계는 매우 좋고, 닌텐도 역시 우리가 눈여겨보는 플랫폼 홀더”라며 “양사와의 관계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우린 꾸준히 두 플랫폼으로 신작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