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체 애플리케이션 장터 ‘삼성앱스’에 유통하고 있는 게임물 자율심의를 맡는다. 이달 초부터 오픈마켓 게임물에 한해 사후신고제로 바뀐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개정안에 따른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달 중순 게임물등급위원회와 자율등급제와 관련한 사전 협의를 끝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관계자는 “공식적인 협의 절차가 마무리돼 앞으로 삼성앱스 내 18세 이용가를 제외한 모든 게임물은 직접 등급분류를 하게 된다”고 확인했다.
현재 3만개 이상 앱이 거래되고 있는 ‘삼성앱스’는 누적 다운로드 1억5천만건을 넘기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아직까지 애플 앱스토어,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이나 T스토어 등의 국내 통신사 마켓에 비해 파급력이 떨어지지만 최근 출시된 갤럭시S2에 기본 탑재되면서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앞서 갤럭시S2 이용자가 삼성앱스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게임허브’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프리미엄 콘텐츠를 독점 또는 무료로 제공해 이용자를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스마트폰 뿐 아니라 태블릿PC, 스마트TV 등 자사 단말기라면 동시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N스크린 전략도 늘릴 방침이다.
물론 당장 이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삼성전자 외에도) 복수의 사업자와 협의절차를 마감했지만, 사업자가 곧바로 자율심의 이행 의무를 지게 됐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사업자가 자체등급분류한 게임물을 유통 후 1개월 이내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결과물은 내달 중 가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국내 게임물 자율등급제의 초석이 되는 오픈마켓 자율심의에 나서면서 애플의 행보에도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애플이 국내 마켓에 게임 카테고리를 개방하는 것에 대해 업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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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애플은 18세 이용등급이 적용되는 국내 웹보드게임 등이 자사 글로벌 정책과 맞지 않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논의가 2년 유예된 모바일게임 ‘셧다운제’ 역시 걸림돌로 지목된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전문가는 “현재의 시장은 모든 인터넷 서비스 영역을 포괄할 뿐 아니라 여러 규제이슈가 맞물려 있다”면서 “게임법을 수용할 경우엔 청소년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전자상거래법 등 다양한 국내법에 부닥쳤을 때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 애플이 선례를 남기기 무척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법이 시장변화를 못따라가는 동안 이미 여러 편법적인 방법으로 앱스토어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에 애플에게는 굳이 국내 게임 카테고리를 열지 않아도 대세에 지장없다는 판단이 유효한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