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게임 자율심의를 뼈대로 한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게임법) 개정안이 지난 6일 시행됐지만 애플이 앱스토어 내 게임 카테고리를 개방할지는 미지수여서 당분간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1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오픈마켓에서 유통되는 게임 중 일명 고포류(고스톱·포커류)는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으로 판정돼 여전히 사전심의 대상이다. 따라서 애플과 같은 해외 사업자 역시 국내 앱스토어에서 고포류 게임을 유통하기 위해선 게임물등급위원회로부터 사전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본지 2011년 4월 25일자 기사 참조)
이처럼 ‘반쪽짜리’ 오픈마켓이 열리게 된 까닭은 사행성에 대한 요구 수준이 까다로운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다. 최근 게임정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오픈마켓 게임심의 자율화를 알리면서 고포류로 대표되는 웹보드게임 사행화 방지 가이드라인을 함께 발표한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애플과 같은 글로벌 사업자는 고포류 게임도 일반적인 게임의 하나로 받아들이고 있다. 게임 내 현금거래만 없다면 문제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애플은 고포류 게임에 ‘12세·15세 이용가’ 적용을 지속적으로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오픈마켓이 열렸으나 닫혀있는 것만 못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현재로선 애플이 국내법을 수용할지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이 많다. 애플이 고포류 등급 기준을 높이면서까지 부담스러운 사회적 책임을 구태여 떠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강도높은 등급 방침을 낮출리는 만무하다. 청소년 이용 등급을 받고 이를 사행성 게임으로 변형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게임물 자율심의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성숙치 않았기 때문에 처음부터 규제를 모두 풀 수는 없다”고 원칙에 대한 딜레마를 토로했다.
또한 청소년 유해 매체 범주를 넓히고 있는 여성가족부를 방심할 수 없다는 것도 업계의 중론. 여성부는 최근까지도 청소년 심야시간 게임 이용을 차단하는 셧다운제 적용 대상에 모바일 게임을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모바일게임은 셧다운제 적용 대상에서 2년간 유예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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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청소년보호법에는 여성부 장관은 유해매체를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이 명시돼 있다. 다만, 해당 매체의 법정심의기구가 있을 경우 제외한다는 단서 조항이 붙어 있다. 때문에 업계는 ‘청소년이용불가’ 법정 등급이 여성부를 견제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것에 공감대를 이루고 있기도 하다.
업계 전문가는 “결국 게임에 대한 근원적인 사회적 편견이 뿌리 뽑히지 않는 이상 폐쇄적인 규제와 산업 경쟁력 저하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