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LGU+, 한날 4G 행사 ‘맞불’

일반입력 :2011/06/24 11:56    수정: 2011/06/25 10:36

김태정 기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오는 30일 다른 곳에서 4세대 이동통신(4G) 개막 행사를 연다. 마케팅 기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내달 1일부터 4G 롱텀에볼루션(LTE) 상용화를 시작하는 두 회사가 전날인 30일을 마케팅 효과 측면에서 놓칠 수 없었기에 벌어진 일이다.

선제공격은 LG유플러스가 했다. 30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서 LTE 개막 행사를 대대적으로 연다고 지난 20일 예고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SK텔레콤과 KT에 맞서 황금주파수 ‘2.1㎓ 대역 20㎒’를 사실상 낙찰 받았기에(단독경매 예정) 사기가 오른 상황. LTE에서는 제대로 판을 바꿔보겠다고 날을 세웠다. 3위 사업자의 기세가 상당하다.

평소 “농사지을 땅(주파수)가 없다. 가난이 대물림 된다.”고 강조해 온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주파수 획득과 LTE 개막을 앞두고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측은 고민이 많았다. 30일날 행사를 열자니 LG유플러스와 겹치고 내달로 넘기면 김이 빠질 것이 우려됐다.

결국 임원들이 마케팅 부서와 조율한 결과 맞불 작전을 선택했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와 같은 30일 오전 10시경 행사를 강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상도의를 무시한 행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SK텔레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예고를 늦게 했을 뿐 30일 행사를 LG유플러스보다 먼저 계획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TE 상용화 전날인 오는 30일 행사를 일찍이 계획했지만 예고가 늦었다”며 “경쟁사 행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통신 업계서 경쟁의 중요 전략 발표 시점에 맞춰 다른 이벤트를 여는 등의 ‘물타기’는 흔하지만, 이번과 같이 대형 행사의 동시 개최는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어느 쪽의 행사가 더 흥행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LG유플러스는 이상철 부회장을 비롯한 회사 수뇌부는 물론,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중 한명과 국회의원들까지 초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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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서 SK텔레콤도 하성민 총괄사장과 서진우 플랫폼 사장은 물론 중량감 큰 외부 인사 초대를 검토 중이어서 궁금증을 자아냈다.

단, LTE 개막이 LTE 스마트폰 출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제조사들은 이르면 오는 10월경 LTE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간 본격 승부 시점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