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연평도 포격으로 본 트위터의 한계

기자수첩입력 :2010/11/24 17:36    수정: 2010/11/25 10:10

정윤희 기자

연평도 포격으로 트위터 ‘넷심’이 들끓었다. 민간인 거주 지역이 공격당했다는 충격적 사실에 분노가 터져나온다.

이번 사태에서도 역시나 트위터는 어떤 미디어보다 빠른 정보 확산을 주도했다. 이제는 국가적 이슈가 발생하면 뉴스보다 트위터를 먼저 살피는 이들도 적잖이 늘었다.

다만, 트위터 정보의 신빙성에 대해서는 아직도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폭격 당한 바그다드 사진이 그대로 연평도 위성사진으로 둔갑했다. ‘김정일 사망설’, ‘예비군 소집령’ 등 각종 루머도 기정 사실처럼 돌았다.

기성 언론을 능가하는 속보성으로 극찬받은 트위터지만 혼란을 야기하는 역기능도 심각함이 북한 도발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축포녀’, ‘커피녀’, ‘명품녀’ 등 논란이 된 이용자들의 발언을 모은 캡처 화면이 돌아다니며 이른바 ‘신상털기’가 열기를 더하는 중이다. 정제하지 않은 글들을 철없이 쏟아낸 결과다.

연평도에서는 피해 주민들과 전사한 장병의 유가족들이 통곡하는 가운데 일부 트위터 누리꾼들은 슬픔과 분노를 내세우면서 뒤에서는 자극적인 루머를 즐기는 후진적 장면을 연출했다.

이에 따라 트위터가 뉴미디어로서의 자격를 가졌는지 여부를 자연스럽게 묻게 된다. 관리와 통제가 어렵고 정보 확산 속도는 엄청나게 빠르기에 피해자들의 타격은 더 크다.

자극적이고 파장이 큰 정보일수록 더욱 진중한 확인이 필요하지만 트위터에서는 무조건 빠르게만 퍼진다. 진위여부 확인의 중요성은 빠른 전달이라는 미명에 밀려버렸다. 거짓을 바로 잡겠다며 바쁘게 움직이는 이들도 많지만 피해 예방까지는 기대가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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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해결의 키는 트위터가 아닌 이용자들에게 있다. 자신의 트윗에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게이트키핑을 할 때다.

트위터의 시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한민국 누리꾼들의 사이버 도덕성은 또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