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8일 공개한 아이폰4를 KT가 7월 중 도입한다고 밝힌 가운데, 영상통화 등 아이폰4의 새로운 기능들로 인해 KT가 적잖은 고민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오는 24일부터 미국, 일본, 독일, 영국 등에서, 한국에는 내달 중 KT를 통해 아이폰4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3G 영상통화 지원될까
아이폰4에서 지원되는 영상통화 기능은 기존 3G 휴대폰과 달리 와이파이(Wi-Fi)에서만 지원된다.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는 8일 ‘월드와이드 개발자 콘퍼런스(WWDC)’ 기조연설에서 아이폰4의 영상통화 기능은 “와이파이 기반에서만 가능하고 아이폰4끼리만 통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상통화가 와이파이 지역에서만 가능할 경우 기존 3G 휴대폰의 영상통화와 같이 이동 중일 때 사용할 수 없어 사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애플이 와이파이 이외 지역에서의 영상통화는 통신사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힌 점 등을 고려하면, 기술적으로는 가능할 것으로 보여 KT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아이폰 이용자들의 무선인터넷 사용량이 일반 폰이나 타 스마트폰 이용자보다 현저히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KT가 네트워크의 부하 등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대로 KT가 지난달 허용한 데이터 이월에 대해서는 3G 영상통화 허용이 KT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어떤 결론을 내릴 지 주목된다.
■아이폰4 마이크로 USIM 칩 탑재, USIM 이동 제한 딜레마
출시를 불과 한 달여 앞두고 KT의 가장 큰 고민은 마이크로 USIM(가입자인증모듈) 칩을 탑재한 아이폰4에 대한 대응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4는 아이폰 3Gs나 일반 3G폰에 적용된 USIM 칩보다 약 40% 크기가 작은 아이패드와 같은 마이크로 USIM 칩을 사용하고 있어, 단말 간 USIM 호환을 할 수 없다.
그동안 USIM 교체만으로 손쉽게 단말을 바꿔 사용할 수 있다고 광고해 온 KT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USIM 칩에 금융정보 등을 담아 다양한 형태로 스마트폰을 활용 중인 이들에게는 이 같은 사실이 여간 불편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내달 아이폰4에 대한 판매를 개시한다는 것 외에는 요금제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는 상태”라며 “아이폰4에 마이크로 USIM이 탑재된 것은 알고 있지만 현재 이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아이폰 3Gs 보험가입자 아이폰4로 탈옥(?)
KT는 9일 아이폰4 출시에 맞춰 기존 아이폰 3Gs 16GB와 32GB 제품을 각각 13만2천원씩 할인판매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때문에 최근 아이폰을 구입한 이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기존 아이폰 구매자 중 대물보험인 쇼폰케어에 가입한 이들이 이를 이용해 아이폰4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쇼폰케어 서비스는 아이폰이 파손됐거나 분실됐을 경우 월 보험료(2천원, 2천500원, 3천원)에 따라 각각 40만원, 55만원, 70만원을 보상해주는 상품이다.
현금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새 휴대폰을 구매해 KT 상품에 재가입할 때 지원되는 금액이지만, 이를 악용해 아이폰4를 새로 구매하겠다는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트위터에는 이 같은 방법을 활용해 아이폰4를 구매하겠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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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보험 상품을 악용해 아이폰4를 구매하는 것은 일종의 보험사기”라며 “하지만 이는 KT가 아닌 보험사와 이용자 간 문제이기 때문에 KT가 뭐라 답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한 업체 관계자는 “KT가 아이폰을 독점 출시하면서 외산업체인 애플 좋은 일만 시키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을 들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움직임이 KT에게 달가울 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