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휴대용 게임기로는 ‘글쎄?’

일반입력 :2010/03/08 10:43    수정: 2010/03/08 14:39

봉성창 기자

“아이패드는 PSP GO와 닮은 꼴?”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가 다음달 3일 출시될 예정인 가운데 휴대용 게임 플랫폼으로서는 별다른 파장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무게다. 아이패드는 아이폰에 비해 화면이 4배가량 커졌다. 해상도 역시 기존 480x320에서 1024x768로 대폭 상향됐다. 그러나 무게 역시 4배 이상 늘어나 아이패드를 들고 장시간 플레이할 경우 팔목에 무리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닌텐도나 소니의 휴대용 게임기들은 손목의 무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무게를 계속 낮추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의 경우 초기 모델이 280g이었으나 이후 슬림 모델은 189g으로 출시됐으며 최신 모델은 PSP GO는 159g까지 낮췄다. 닌텐도DS 역시 마찬가지로 슬림 모델이 출시됐다. 그만큼 휴대용게임기에서 무게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다.

반면 아이패드는 와이파이 모델의 경우 680g이며 3G 포함 모델은 730g에 달한다. 아이폰이 언제 어디서나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간편하게 게임을 플레이했던 것에 반해 아이패드는 들고 장시간 게임을 플레이하기 결코 쉽지않다.

두 번째는 조작방식이다. 게다가 아이패드는 애플 앱스토어에 있는 게임을 그대로 이어받는다는 점에서 콘텐츠 문제는 단번에 해결했지만 이 점이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애플 앱스토어 게임은 아이폰에 맞춰 개발돼 크게 세 가지 조작방식을 지원한다. 가상 조이패드와 멀티 터치 그리고 기울임센서다. 이중 가상 조이패드와 기울임센서의 경우 반드시 제품을 들고 플레이해야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대로 무게로 인해 팔목에 무리가 간다. 결국 멀티터치만을 사용해야 하는 만큼 상당수의 인기 게임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시장성이다. 만약 아이패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는다고 하더라도 개발자들은 전 세계 2억 6천만명이 사용하는 아이폰 시장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애플 앱스토어의 표준은 여전히 아이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애플은 친절하게도 별다른 그래픽 손실 없이 해상도를 자유롭게 변환해주는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결국 아이패드만을 위한 전용 게임 출시는 한동안은 요원할 수 밖에 없는 상황. 게다가 ‘탈옥’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애플이 OS 4.0부터는 강력한 보안조치를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킹을 통해 게임 어플리케이션을 공짜로 플레이할 수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합법적인 게임 이용자나 불법 게임 이용자 모두 아이패드로 넘어가 게임을 해야 할 이유가 없게 된다.

‘아이패드’가 PSP GO와 닮은 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의 신형 휴대용게임기 ‘PSP GO’는 보다 빨라진 CPU와 가벼워진 무게 그리고 내장 메모리 및 블루투스 등 하드웨어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관련기사

그러나 궁극적으로 기능면에서 기존에 PSP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어 지금까지도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여기에 강력한 보안조치로 해킹도 이뤄지지 않아 더욱 판매가 부진한 웃지 못할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물론 ‘아이패드’는 휴대용 게임기보다는 e북 리더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라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타당하지 않다. 그러나 아이폰의 최대 성공요인인 애플 앱스토어에서 게임 애플리케이션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한다면 이는 아이패드의 흥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