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통합 칩셋 디자인 함정에 빠지다

일반입력 :2010/03/04 15:53

남혜현 기자

"올 해 칩셋 시장의 경쟁은 '암 VS 인텔' 구도가 될 것이며, 파트너십 연합망을 구축한 암에 반해 독자적인  행보를 지속한 인텔은 앞으로 힘 쓸 공간이 충분치 않을 것이다"

김영섭 암(ARM) 코리아 대표는 4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텔과의 또한차례 격돌을 예고하고 나섰다.

모바일기기의 가파른 성장세가 암에게 유리한 전세로 펼쳐질 것이란 내용이 이번 간담회의 주요 골자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인텔은 그동안 PC시장에 주력한 만큼 칩셋 디자인이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스마트폰 및 디지털TV 셋톱박스, 스마트카드 등 개별 품목에 맞게 칩셋 디자인을 단순화 시키는 일이 그리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제조사와 라이선스 관계를 맺고 칩 제조 핵심기술만을 공급하는 암과 달리 인텔은 완제품 프로세서를 판매하므로 수요가 부쩍 늘어난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 휴대기기 시장에서 능동적 대처가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또 넷북 대항마로 일컬어지는 스마트북에 대해선 스마트폰과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

스마트북은 암 기반 프로세서를 채택한 10인치 화면 크기의 모바일PC 제품을 뜻한다. 제품 콘셉트가 유사한 인텔 넷북과 맞닥뜨리게 된다. 스마트북이 올 연말께 본격 생산되면 내년 해외시장을 시작으로 큰 호응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 대표는 "유독 한국에서만 스마트북에 대한 전망이 어둡다"면서 "지난 1월 열린 소비자가전쇼(CES)를 돌이켜보면 스마트북에 대한 해외 바이어 및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암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과 삼보가 스마트북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수출향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

김 대표는 "아이폰처럼 해외에서 먼저 스마트북 붐을 일 것이고, 2~3년 후에 한국에서도 대중화된 제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했다. 또 "3G 비스를 위해 이동통신사와 연계해 가는 모델로 나올 예정으로 소비자 가격부담이 적은 10만원~20만원 사이에 출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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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 대표는 이날 조립PC처럼 스마트폰도 사용자들이 원하는 사양으로 부품을 선택해 만들어 쓰는 '조립 스마트폰'의 가능성을 언급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암이 스마트폰을 조립해 사용하는 '다이(DIY)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자재값이 100달러에서 150달러 정도 들었다"라며 "용산에서 PC조립품이 판매되듯 스마트폰도 이 같은 판매방식이 도입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