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킨들은 전자책 왕좌에서 내려와야할까? 지난해 전세계 PC시장을 강타했던 넷북 열풍은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일까?
애플판 태블릿 기기 아이패드가 공개되면서 디지털 기기 및 콘텐츠 산업에 미칠 파장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태풍일지 미풍일지 벌써부터 여러말들이 오가는 양상이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를 노트북과 스마트폰 사이에 있는 제품으로 규정했다. 특정 기능에 있어서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보다 뛰어나다는 점도 강조했다. 웹브라우징과 전자책 그리고 동영상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아이패드는 넷북과 전자책 시장에서 대형 변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동영상에 특화된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PMP) 시장도 영향권에 들어섰다.
■넷북 시장 충격파 관심집중
애플 아이패드는 태블릿PC 고유의 장점을 고스란히 살린 편리한 UI(사용자 환경)와 이동형 플랫폼PC로서 손색이 없는 두께 1.27cm, 무게 0.68kg의 초박형 디자인을 내세우고 있다. 그런만큼 넷북 시장을 덮칠 가능성이 높다. 인텔로서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승부는 콘텐츠로 좁혀지는 양상이다. 인텔은 이달초 ‘앱 업 센터(App Up Center)’ 라는 애플리케이션 마켓 서비스 베타 버전을 공개하고 콘텐츠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그러나 애플 앱스토어가 2년간 구축한 아성에 대항마가 될지는 불투명하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특히 넷북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아이패드가 넷북 시장도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스티브 잡스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연결해줄 기기가 없을까를 고민했으며, 만일 새로운 기기를 만든다면 어떤 면에선 스마트폰보다, 또 다른 면에선 노트북보다 월등한 제품이 필요했으며 그것이 바로 '아이패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넷북은 구동이 느릴 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에도 문제가 있으며 PC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데 제약이 컸다”라며 “'아이패드'는 웹 브라우징은 물론 동영상 및 음악 감상, 전자책 리더 등으로 활용하는데 최적의 기기라고 치켜세웠다.
아이패드 가격은 16GB 버전이 소매기준 499달러, 32GB는 599달러, 64GB는 699달러로 책정됐다. 3G 이동통신 네트워크 기능도 쓰고 싶을 경우 130달러가 추가된다. 애플은 와이파이 버전 아이패드는 3월에, 와이파이+ 3G 모델은 4월에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아이패드는 현존하는 태블릿PC 중 가장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한 점도 눈에 띈다. 태블릿PC 보급에 걸림돌이던 높은 가격대 문제를 해소한 것. 때문에 교육용 PC시장에 군침을 삼키던 HP의 제품 정책과 충돌할 가능성이 다분해 보인다.
그러나 아이패드는 카메라가 없다. 전화 기능도 없다. 많은 웹사이트에서 이용하는 플래시 소프트웨어도 지원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일반 사용자층을 파고들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 조사 업체 ABI리서치는 올해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이 올해 약 4백만대 정도 출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에 약 3천500만대 정도 출하된 것으로 알려진 넷북에 비해 매우 적은 수치다. ABI는 넷북 출하량이 올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ABI 리서치 모바일 디바이스 선임 분석가인 제프 오르는 대부분의 넷북 구매는 휴대성과 모바일 사용이라는 가치에 기반해서 이뤄진다. 반면에 미디어 태블릿은 집에서 사용하는 프리미엄급 고급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ABI리서치는 또 새로운 미디어 태블릿이 2010년 넷북 출하량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 눈길을 끌었다.
■전자책 시장, 아마존 킨들 킬러 뜨나
애플은 아이패드를 앞세워 전자책 시장 공략의지도 분명히 했다. 아마존과의 한판 승부를 선언한 것.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아마존 킨들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아마존과의 대결구도를 분명히 했다.
아이패드는 와이파이를 지원하고 16기가바이트(GB) 메모리를 탑재한 제품이 499달러(한화 약 57만원대)에 판매된다. 반면 아마존의 최신 제품인 킨들2의 경우 299달러(한화 약 34만원대). 가격경쟁력측면에서 아마존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PC 기능을 함께 제공하는 세컨드PC로서의 활용도와 비즈니스 측면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태블릿PC의 이점을 감안할 때 아이패드 구매가 훨씬 더 경제적이란 평가도 있다.
애플과 아마존간 전자책 대결의 접전지는 콘텐츠가 될 듯하다.
28일 발표된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아이북스로 불리는 전자책 스토어다. 사용자들은 아이북스에서 전자책을 바로 구입할수 있다.
애플은 e펍 포맷으로 전자책을 판매한다는 전략. 애플이 파는 전자책은 소니나 반즈앤노블 등 이펍을 지원하는 다른 전자책리더에서도 돌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애플은 팽귄, 맥밀란, 하퍼콜린스 등 5개 메이저 출판 업체와 손을 잡았다.
MP3 장터인 ‘아이튠즈’가 불황에 빠진 음반 사업자들에게 새 탈출구를 제시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아이북스도 출판업계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아마존이 맞불작전을 들고 나왔다. 아마존은 애플 아이패드 출시가 e북(전자책 단말기) 시장을 위협할 것으로 미리 짐작하고, 이에 앞서 킨들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지원에 나섰다.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공개, 배포했던 것.
IT시장에 정통한 월가의 애널니스트들은 킨들의 SDK가 그간 킨들의 약점으로 지적된 부가기능 부족 문제를 해소해 줄지에 대해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그렇다 보니 아마존은 이에 더해 책 저자들과 출판업자들에게 지불하던 저작물 판매액 배분율을 70%로 상향 조정, 콘텐츠전(戰)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아마존이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전자책 분야에서 독립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는 게리 퍼디는 킨들은 전자책을 원하는 이들에게 여전히 좋은 도구라면서 아이패드 발표로 킨들 시장이 일부 영향을 받겠지만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아이패드 3월 국내 출시에 대한 국내 미디어 단말기 중소기업들의 반응은 낙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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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버 관계자는 28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MP3플레이어도 그렇고 애플이 내놓는 제품이 아이리버에 위협이 안되는 건 아니다”면서도 “3월에는 아이리버도 와이파이를 탑재한 전자책 ‘스토리’를 출시할 예정이고 삼성전자도 곧 전자책 신제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아이패드 출시가) 오히려 관련 시장을 키우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아이패드가 앱스토어처럼 ‘아이북스 스토어’를 이용해 콘텐츠를 단말기로 직접 내려받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사용에 편리할 수는 있겠으나 콘텐츠면에서는 국내 업체가 더 경쟁력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애플이 당분간 사이먼앤슈스터, 아셰트, 맥밀리언 등 미국 출판사들과 계약을 맺는 등 영어권 전자책 콘텐츠 공급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국내 사용자들은 오히려 이용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