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드라마 '몰아보기'...37억원 챙긴 일당 덜미

유튜브 채널 26개 운영·구독자 146만명...방송·OTT 6개사 경찰에 감사패

방송/통신입력 :2026/10/30 10:12    수정: 2026/10/30 16:34

드라마와 영화를 무단으로 편집해 유튜브에 올리는 이른바 '패스트무비' 채널을 조직적으로 운영하며 37억원이 넘는 수익을 챙긴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방송사와 OTT 사업자 6곳은 공동 법적 대응을 통해 불법 유통 조직을 적발한 경찰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CJ ENM은 KBS, MBC, SBS,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웨이브와 함께 지난 29일 경남 양산경찰서에 감사패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CJ ENM이 이들 기업을 대표해 김경수 양산경찰서장과 수사팀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양산경찰서는 지난 8월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영상물을 재가공해 유튜브에 게시한 혐의로 업체 대표 등 8명과 법인 1곳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이 운영한 채널은 26개로, 중복 집계된 이용자를 포함한 전체 구독자 수는 146만명에 달했다. 부당하게 벌어들인 수익은 37억 4500만원으로 조사됐다.

불법 유통은 개인이 영상을 편집해 게시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 형태로 이뤄졌다. 운영 조직은 작가팀과 편집팀, 경영지원팀을 별도로 두고 대본 작성부터 영상 제작, 채널 관리와 수익 정산까지 역할을 분담했다.

왼쪽부터 양산경찰서 권효진 수사팀장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콘텐츠거버넌스팀 권영국 차장 CJ ENM 저작권팀 이홍규 부장 김경수 양산경찰서장 MBC 법무팀 안상필 차장 양산경찰서 송혜련 수사과장

방송사와 제작사 등 7개 업체의 작품이 무단으로 사용됐다. 드라마 전체 내용을 2~3시간으로 줄여 결말까지 공개하는 방식으로 시청자를 끌어모았으며, 일부 영상은 조회수 630만회를 기록했다.

저작권 단속을 피하기 위한 운영 방식도 치밀했다. 이용자가 몰리는 야간과 주말에는 인기 작품을 집중적으로 올리고, 평일 낮에는 해외영화 중심으로 채널을 운영했다. 저작권 신고로 게시물이 삭제되거나 채널이 차단되면 다른 채널에 같은 영상을 다시 게시했다.

광고 외에도 유료 멤버십과 쇼핑 태그를 수익 창출에 활용했다. 콘텐츠 무단 이용을 기반으로 여러 수익원을 확보한 셈이다.

그동안 방송·콘텐츠 업계는 개별 영상 삭제와 채널 차단 등을 통해 저작권 침해에 대응해 왔다. 그러나 불법 영상이 다른 채널에 반복적으로 게시되면서 운영 조직 자체를 대상으로 한 법적 대응의 필요성이 커졌다.

6개 사업자는 복수의 패스트무비 채널이 조직적으로 운영된 정황과 관련 증거를 확보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개별 게시물 삭제를 넘어 불법 콘텐츠 제작·유통에 관여한 운영 주체를 대상으로 수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경수 양산경찰서장은 "동영상 플랫폼의 성장과 함께 콘텐츠를 무단으로 가공·유통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저작권 침해 범죄도 늘고 있다"며 "조직적·상습적으로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단속을 통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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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완 CJ ENM 법무 및 컴플라이언스 담당은 "일본에서는 2021년 패스트무비 운영자들이 형사처벌을 받은 데 이어, 2022년에는 영화 54편을 무단 편집·유통한 운영자들에게 5억 엔(당시 약 45억 원)의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지는 등 강력한 법적 제재 이후 불법 유통이 크게 줄어든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수사기관의 엄정한 수사와 법원의 엄중한 판단을 통해 창작자들이 흘린 땀방울에 무임승차하는 행위가 근절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