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유통·외식업체들이 인공지능(AI)과 개인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마다 다른 가격을 책정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실제로 이 같은 방식의 가격 책정을 하지 않는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소비자 불안이 확산하면서 관련 규제도 잇따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유통업체와 식당, 차량호출 서비스, 식료품 업체 등이 AI와 소비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의 구매 성향이나 긴급한 수요를 파악한 뒤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가격을 수요나 구매 시점에 따라 조정하는 제도 자체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고 외신은 설명했다. 항공사와 호텔, 차량호출업체 등은 오래전부터 수요에 따라 가격을 바꿔왔다. 유통업체 역시 비용 상승이나 수익성 등을 고려해 상품 가격을 지속적으로 조정해왔다.
최근에는 기업들이 소비자의 구매 이력과 소득 수준 등 훨씬 많은 개인 데이터를 보유하게 됐고, AI를 통해 이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우려가 커졌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격을 즉시 바꿀 수 있는 기술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자가격표시기(ESL)를 둘러싼 불안이 크다. 해당 제품은 판매 중인 물품에 종이 가격표 대신 디지털 화면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은 매장이 이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에서 진행된 관련 연구에서는 전자가격표시기가 수요 급증에 맞춘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뚜렷한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외신은 설명했다. 오히려 유통업체들이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할인해 식품 폐기를 줄이는 데 활용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월마트와 맥도날드 등 주요 기업들도 개인별 가격 책정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월마트는 소비자의 소득이나 구매 이력, 특정 시점의 필요성을 근거로 상품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맥도날드도 가맹점들이 AI를 활용해 실시간 수요에 따라 메뉴 가격을 조정하거나 고객별로 다른 가격을 책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규제 움직임은 확산하고 있다. 뉴욕주는 기업이 상품 가격에 알고리즘을 활용했을 경우 이를 소비자에게 알리도록 하는 법을 도입했다. 메릴랜드와 코네티컷, 뉴저지 등도 올해 개인 데이터에 기반한 일부 가격 책정 방식을 제한하는 법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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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도 올여름 소비자가 자신의 개인 정보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합리적으로 기대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이를 이용해 가격을 차별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외신은 업계에서 AI와 데이터 활용이 확대될수록 기업들이 가격을 정하는 방식에 대한 투명성 요구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