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고위험 통신장비 '36개월 퇴출' 없앤다

통신업계 5G·6G 투자 위축 우려

방송/통신입력 :2026/09/30 10:06

유럽연합(EU)이 막대한 장비 교체 비용에 대한 통신업계 우려가 커지자 고위험 공급업체 통신장비의 일률적인 퇴출 시한을 삭제했다. 당초 36개월 내 장비를 교체하도록 하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최대 400억 유로(약 59조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규제 적용에 유연성을 두기로 한 것이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EU 회원국 정부는 고위험 공급업체 장비를 퇴출하기 위한 구체적인 마감 시한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월 EU 사이버보안법 개편의 일환으로 핵심 인프라에서 고위험 공급업체의 부품과 장비를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통신 분야에서는 화웨이 등 중국 장비업체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집행위원회가 제시한 퇴출 시한은 36개월이었다. 그러나 유럽 통신업계는 대규모 장비 교체에 따른 비용 부담과 투자 위축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유럽연합(EU)이 막대한 장비 교체 비용으로 고충을 겪는 통신사를 위해 고위험 공급 기업 장비 퇴출 마감 기한을 삭제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스트랜드컨설트에 따르면 향후 5년 내 고위험 공급업체 장비 교체 비중이 가장 높은 EU 국가는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으로 나타났다. 특히 독일은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 의존도가 높은 시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달 초에는 티모테우스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16개 통신사 경영진이 공동 서한을 통해 장비 교체 비용이 최대 400억 유로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막대한 교체 비용이 광케이블을 비롯해 5G·6G 네트워크에 투입할 자본을 고갈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로이터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EU 회원국 정부는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36개월이라는 구체적인 퇴출 시한을 삭제했다.

대신 실제 장비 퇴출 기간은 확인된 보안 위험 수준과 제품·인프라의 수명 주기, 장비 교체 주기, 상호운용성 요건, 적절한 대체 장비의 가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고위험 공급업체 장비를 일률적으로 3년 안에 걷어내는 대신 국가와 통신망 상황에 따라 교체 기간이 달라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기존 장비의 수명이 많이 남았거나 즉시 대체할 장비를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퇴출까지 더 긴 시간이 주어질 여지가 생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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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조정이 고위험 공급업체 장비 퇴출 방침 자체를 철회하는 것은 아니다. 퇴출 원칙은 유지하면서 일률적인 마감 시한을 두지 않는 방향으로 규제 방식을 조정한 것이다. 화웨이는 자사 통신장비가 보안 위험을 초래한다는 주장을 지속해서 부인하고 있다.

향후 EU 회원국은 개정 사이버보안법의 정식 채택을 위해 집행위원회 제안을 토대로 유럽의회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