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 AI 통제권 우리 손에"…네이버가 국방에 뛰어든 이유

AI·클라우드·데이터센터 역량 국방으로…군이 모델·플랫폼 직접 운용하는 '소버린 AI' 추진

컴퓨팅입력 :2026/09/18 13:45    수정: 2026/09/18 13:52

네이버클라우드가 자체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기술을 국방 분야로 넓힌다. 민간에서 쌓은 AI 모델과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군이 핵심 AI 기술을 직접 운용하고 통제하는 '국방 소버린 AI' 기반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방 AI 전략 세미나(디펜스 AI 데이)'에서 국방 AI 사업에 나선 이유와 향후 전략을 공개했다. 자체 AI 모델뿐 아니라 이를 개발·운영하는 인프라까지 갖춘 역량을 국방에 적용해 군의 AI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네이버가 검색과 AI 기술을 자체 개발해 온 과정과 국방에서 요구되는 '자주'를 연결했다. 김 대표는 "자주 국방의 자주와 소버린의 의미에 대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도 큰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우리가 만든 기반이 한국에만 머무르지 않고 전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자주 국방의 자주와 소버린의 의미에 대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도 큰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AI '킬 스위치' 누가 쥐나…국방에선 통제권이 핵심

네이버클라우드가 국방 AI에서 먼저 짚은 문제는 '통제권'이다. AI가 국가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전장에서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커질수록 데이터와 AI 모델, 이를 운영하는 플랫폼까지 군이 직접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경범 네이버클라우드 국방사업 총괄 전무는 이를 '킬 스위치를 누가 쥐느냐'의 문제로 표현했다. 전장에서 사용하는 핵심 소프트웨어의 통제권을 외부 사업자가 쥐고 있다면 정책 변경이나 서비스 중단 등이 군의 운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각국이 데이터와 AI 모델, 플랫폼을 직접 통제하려는 움직임도 같은 흐름으로 설명했다.

외부 기술이나 오픈소스를 사용하지 말자는 뜻은 아니다. 어떤 모델을 어디에 적용하고 언제 업데이트할지, 문제가 생겼을 때 계속 운용할 수 있을지까지 군이 결정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자는 취지다.

유경범 네이버클라우드 국방사업 총괄 전무는 "안보나 경제처럼 중요한 영역에서는 소버린 AI 역량을 갖춰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유 전무는 "AI가 국가 핵심 역량이 되면서 자주권을 지켜야 한다는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안보나 경제처럼 중요한 영역에서는 소버린 AI 역량을 갖춰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모델 하나로는 부족…네이버가 '풀스택' 내세운 이유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방 AI를 특정 모델 하나를 도입하는 사업으로 보지 않는다. AI 모델과 데이터, 애플리케이션뿐 아니라 이를 학습하고 운영하는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까지 함께 갖춰야 실제 군에서 AI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네이버가 국방 사업에 나선 배경에도 자체 기술 역량이 자리 잡고 있다. 네이버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고 이를 돌리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를 직접 구축·운영해 왔다. 김 대표도 AI 인프라부터 모델과 애플리케이션까지 자체 기술을 갖춘 점을 국방에서 활용할 기반으로 꼽았다.

다만 국방 AI 모든 영역을 네이버클라우드가 직접 맡겠다는 것은 아니다. 대규모 연산과 AI 모델 개발처럼 많은 투자와 인프라가 필요한 기반은 대기업이 맡고, 그 위에서 스타트업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며 기존 무기체계와 지휘통제체계의 연결은 방산·체계 기업이 담당하는 역할 분담을 제안했다.

유 전무는 AI 분야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 모델 개발 역량을 여러 사업에 흩어놓기보다 필요한 자원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인 만큼 국가 차원에서 기업별 강점을 결집해야 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번 납품하고 끝낼 수 없다…군과 함께 AI 개선

네이버클라우드는 기존 무기체계의 개발·조달 방식도 AI에 맞게 바뀔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무기체계는 오랜 개발과 시험, 조달 과정을 거치는 반면 AI 모델은 수개월 단위로 성능과 기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네이버클라우드 '국방 AI 전략 세미나'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한번 구축한 시스템을 장기간 사용하는 방식으로는 새 AI 기술을 계속 반영하기 어렵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완성된 제품을 군에 넘기고 사업을 끝내기보다 실제 운용 과정에서 모델과 소프트웨어를 반복해 개선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공개된 군 관련 데이터와 비기밀 데이터로 모델과 도구를 먼저 개발한 뒤 군 내부에서 실제 데이터와 요구사항을 반영해 완성하는 방안도 내놨다. 현장배치엔지니어(FDE)가 군 내부에서 사용자와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AI를 수정·개선하는 역할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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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범위부터 실제 군 환경에서 성과를 확인한 뒤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식도 제안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방 AI 추진 방향을 ▲역량 결집 ▲신속한 전개 ▲실제 환경에서 실증 ▲지속적인 진화로 정리했다.

유 전무는 "한 번의 구축 사업보다는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과거처럼 공급자와 수요자로 나뉘는 납품 방식이 아니라 군과 민간이 함께 진화하는 동반 성장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