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가 내연기관차와 순수전기차 중심의 기존 전략을 수정하고 하이브리드 차종 확대에 나선다. 한국에서는 중국에서 생산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투입하고, 미국에서는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추가한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경쟁사의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에 대응해 시장별 전동화 전략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GM한국사업장(한국GM)은 29일 서울 종로구 코워커스플러스 버텍스홀에서 '테크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을 열고 GM의 전동화 전략과 뷰익 엘렉트라 E7에 적용한 PHEV 시스템을 소개했다.
GM은 PHEV를 순수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한 과도기적 기술이 아니라 주요 파워트레인 포트폴리오로 보고 있다. 내연기관차와 마일드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PHEV,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EREV), 순수전기차를 모두 개발해 시장별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김형민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부장은 "PHEV를 포함해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모든 제품군을 연구하고 있다"며 "PHEV도 GM에 중요한 포트폴리오 중 하나"라고 말했다.
GM은 지난달 뷰익의 한국 진출을 선언하면서 첫 모델로 중형 PHEV SUV 엘렉트라 E7을 공개했다. 차량은 GM과 상하이자동차의 합작사인 상하이GM에서 생산된다. 지난 4월 중국에서 먼저 출시됐으며 국내에서는 오는 11월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엘렉트라 E7은 1.5ℓ 자연흡기 엔진과 최고출력 165㎾ 구동모터, 최대 31.7㎾h 배터리를 탑재했다. 국내 인증 기준 전기만으로 최대 126㎞를 주행할 수 있다. 엔진과 배터리를 함께 사용한 통합 주행거리는 1000㎞ 이상이다.
일반 하이브리드차보다 큰 배터리를 바탕으로 출퇴근과 도심 이동에서는 전기차처럼 운행하고, 장거리에서는 엔진을 활용하는 구조다. DC 급속충전도 지원해 배터리 잔량 30%에서 80%까지 약 2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박상영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부장은 "엘렉트라 E7은 고정된 방식이 아니라 주행 조건과 배터리 상태에 따라 에너지 흐름이 달라지는 구조"라며 "일상에서는 전기차의 정숙성을 제공하고 장거리나 높은 출력이 필요할 때는 엔진과 모터를 함께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차량에는 EV 모드와 전력 유지 모드, 인텔리전트 하이브리드 모드가 적용됐다. 전력 유지 모드에서는 운전자가 원하는 배터리 잔량을 설정할 수 있다. 장거리 이동 뒤 도심에서 전기 모드로 주행하거나 캠핑 때 외부 전력 공급에 사용할 전력을 남겨두는 방식이다.
충전이 어려운 환경에서는 엔진을 이용해 배터리를 충전한다. 겨울철에는 엔진에서 발생한 폐열을 난방에 활용해 전기 히터 작동에 따른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게 GM 측 설명이다.
GM은 엘렉트라 E7이 중국 합작법인에서 생산되지만 본사와 중국·한국 등 각 지역 연구개발 조직이 참여한 글로벌 협업 체계에서 개발됐다고 강조했다. 최민선 한국GM 상무는 "GM과 합작법인 인력이 함께 연구개발했다"며 "중국에서만 독자적으로 연구하고 생산한 차량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엘렉트라 E7 이후 국내 PHEV 제품군이 추가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추가 투입 모델이나 국내 생산 계획은 확정하지 않았다.
안상준 한국GM 부장은 "글로벌에서 PHEV가 여러 브랜드와 제품군으로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소비자 수요와 시장 상황, 수입 또는 생산 여부 등 여러 조건이 맞으면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M의 하이브리드 확대 움직임은 미국 주력 차종에서도 구체화하고 있다. 로이터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GM이 쉐보레 트래버스와 뷰익 엔클레이브, GMC 아카디아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미시간주 랜싱 델타 타운십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세 차종은 차체 기반과 주요 구성요소를 공유하는 3열 SUV로 미국에서 GM의 판매를 뒷받침하는 주력 모델이다. GM은 랜싱 델타 타운십 공장에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준비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생산 차종과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20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여러 차급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바라 CEO는 추가 자본 지출이나 엔지니어링 투자는 필요하지 않다며 출시 시점이 가까워지면 세부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GM의 전략 선회에는 미국 시장에서 나타난 판매량과 점유율 하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GM의 3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미국 판매량은 201만 2000대로 전년 동기 215만대보다 약 6.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은 17.1%에서 16.4%로 0.7%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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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토요타는 약 188만대로 0.6%, 혼다·아큐라는 114만 9261대로 4.7% 증가했다. 토요타의 3분기 전동화 모델 판매량은 28.5% 늘었고, 혼다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하이브리드 판매량을 기록했다. 일부 GM 판매점도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려면 하이브리드 모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본사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GM은 전기차 투자를 이어가면서 하이브리드를 보완재로 추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상하이GM이 생산한 PHEV를 수입하고, 미국에서는 기존 공장과 주력 SUV를 활용한다. 지역별 생산 기반과 소비자 수요에 따라 전동화 전략을 다변화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