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혔던 하하 영상, 반년 뒤 다시 인기…AI가 신호 잡았다

위세아이텍, '튜밋' AI로 시청자 반응 분석해 후속 기획 지원…쇼츠 소재·제목도 추천

컴퓨팅입력 :2026/10/28 08:00    수정: 2026/10/28 09:09

"방송을 30년 가까이 했으니 흐름은 읽을 줄 알았는데 유튜브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인공지능(AI)이 시청자가 원하는 내용을 정리해주니 채널 운영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방송인 하하는 지난 27일 서울 중구 보코 명동에서 열린 위세아이텍 기자간담회에서 AI 분석 서비스 '튜밋'을 채널 운영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하하PD 제작진은 공개한 지 약 반년이 지난 영상에서 반응이 급증한다는 튜밋 알림을 받고 후속편을 제작했다고 발표했다. 후속편은 게시 후 9일간 조회 수 196만 4000회를 기록했다.

위세아이텍이 이날 출시한 튜밋은 유튜브 시장 흐름과 개별 채널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 콘텐츠 기획과 운영을 돕는 서비스다. 어떤 소재를 다룰지, 제목을 어떻게 고칠지, 어떤 장면을 쇼츠로 만들지 제안한다. 개인 크리에이터부터 기업과 기관 채널 담당자가 이용할 수 있다.

방송인 하하가 27일 서울 중구 보코 명동에서 열린 위세아이텍 기자간담회에서 AI 분석 서비스 '튜밋'을 활용한 유튜브 채널 운영 경험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위세아이텍은 채널 운영자가 수많은 지표를 보고도 다음 콘텐츠를 기획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튜밋을 개발했다. 김다산 위세아이텍 대표는 조회 수가 낮아도 원인에 따라 대응을 달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출이 적다면 주제를, 클릭이 적다면 제목과 썸네일을, 초반 이탈이 많다면 도입부를 점검해야 한다는 취지다. 튜밋은 채널 안팎 데이터를 연결해 이런 판단을 지원한다.

"시청자가 돌려본 장면, 쇼츠 소재 됐다"

구독자 약 117만 명을 보유한 하하PD 채널을 운영하는 콴엔터테인먼트는 초기 개발 단계부터 튜밋을 활용했다. 제작진이 다양한 콘텐츠를 시험하고 튜밋으로 시청자 반응을 확인하며 다음 기획에 반영했다.

박신우 콴엔터테인먼트 PD는 '부산 원정대' 첫 영상에서 쇼츠 소재를 찾은 과정을 소개했다. 튜밋은 시청자가 반복해서 돌려본 구간 세 곳을 추렸다. 해당 구간은 평소보다 각각 2.6배, 2.9배, 2.7배 많이 재생됐다.

박 PD는 "제작자가 감으로 고른 장면이 아니라 시청자가 자신의 행동으로 선택한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박신우 콴엔터테인먼트 PD는 ”제작자가 감으로 고른 장면이 아니라 시청자가 자신의 행동으로 선택한 장면”이라며 튜밋 분석을 활용한 쇼츠 제작 사례를 설명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제작진이 이 장면을 쇼츠로 편집해 공개한 결과 세 편은 각각 조회 수 864만 회, 477만 회, 240만 회를 기록했다. 박 PD는 쇼츠 공개 직전 1만 1000회였던 본편 하루 조회 수도 공개 후 3만 7000회로 늘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성과가 낮았던 영상에서도 후속 제작 단서를 찾았다. 지난해 9월 공개한 원정대 첫 영상은 게시 후 7일간 조회 수 20만 1000회를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에 올린 영상 9개 중 8위였다.

약 6개월 뒤 튜밋이 해당 영상에서 조회 수와 댓글, 좋아요가 급증하는 흐름을 포착했다. 제작진은 카카오톡 알림을 받고 후속 콘텐츠를 제작했다. 박 PD에 따르면 역주행 신호 이후 만든 후속편은 게시 후 9일간 조회 수 196만 4000회를 기록했다.

튜밋이 하하PD 채널의 구독자 증가와 조회 수 성장률, 신규 시청자 유입률 등을 분석한 화면. 기간별 지표 변화를 그래프로 보여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제작진은 시청자 구성에 따라 콘텐츠 역할도 나눴다. 재방문 시청자 비율이 높았던 원정대 시리즈는 기존 시청자를 붙잡는 데 집중했다. 신규 시청자 비율이 높았던 공포 콘텐츠는 채널을 처음 찾는 시청자를 늘리는 데 활용했다. 후속편이나 특정 출연자를 요청하는 댓글도 제작과 섭외에 반영했다.

"조회 수 예측 어려운 유튜브"…'튜밋'으로 채널·시장 흐름 한눈에

이날 참석한 박민철 법무법인 엠씨피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도 예상과 다른 조회 수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유튜브 채널 '박민철 변호사의 미치고'를 시작한 그는 첫 영상 조회 수를 5만 회 정도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82만 회를 넘겼다고 밝혔다. 반면 연예인 지인 13명을 모아 공들인 영상은 기대했던 100만 회에 미치지 못했다.

김 대표는 운영자가 성과를 판단하려면 자기 채널 수치뿐 아니라 비슷한 채널과 시장 흐름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튜브는 시청 이력에 따라 영상을 추천하므로 운영자 화면에 뜨는 인기 영상만으로는 시장 전반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내 화면에 보이는 인기 영상은 나에게 맞춰진 알고리즘 결과일 뿐 시장 전체 흐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튜밋 대시보드에서 하하PD 채널의 조회 수 변화와 최신 영상 성과, 시청자 댓글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튜밋은 13개 분야별 주목 키워드 100개와 관련 영상, 채널을 제공한다. 특정 주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지와 해당 주제를 다룬 영상이 얼마나 있는지 함께 보여준다. 운영자는 이를 참고해 새 소재를 다룰지, 언제 영상을 올릴지 판단할 수 있다.

박예실 위세아이텍 연구원은 시연에서 하하PD 채널을 연결해 영상별 조회 수와 좋아요, 댓글 등 참여도를 비교했다. 채널 성장에 기여한 주제와 시청자 유입 경로도 확인했다.

채널 비교 기능에서는 비슷한 소재를 다루는 채널뿐 아니라 추천 영상을 통해 시청자가 하하PD로 들어온 경로를 분석해 참고할 대상을 제안했다. 박 연구원은 신동엽 채널을 선택해 최근 콘텐츠와 운영 전략을 비교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제목 고치고 댓글 정리…채널 변화는 카톡으로

AI 도구인 '튜밋PD'는 영상 내용과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제목과 설명, 태그 초안 및 개선안을 작성한다. 새 영상을 올릴 때나 이미 공개한 영상 정보를 수정할 때 활용할 수 있다.

댓글은 질문과 요청, 피드백, 호응 등으로 나눠 정리한다. 반복해서 등장한 요구와 빈도를 보여줘 운영자가 눈에 띄는 댓글 몇 개에 의존하지 않고 다음 콘텐츠를 기획하도록 돕는다.

김다산 위세아이텍 대표는 ”튜밋을 통해 누구나 데이터를 콘텐츠 기획과 채널 운영의 판단 근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튜밋은 매일 채널 성과와 분야별 급상승 키워드를 카카오톡으로 보내고 새 영상의 초기 반응이나 오래된 영상의 역주행 신호를 알린다. 매월 5일에는 전월 성과 보고서를 자동 발행한다. 기업과 기관 담당자는 이를 파워포인트나 PDF로 내려받아 보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크롬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유튜브 화면에서도 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주제를 검색하면서 관심도 변화를 살펴보고 영상을 보며 성과와 시청자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이용자 확보부터…광고 매칭 사업도 추진

위세아이텍은 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축적한 데이터 분석 역량을 콘텐츠 시장에 적용했다. 기존 구축형 사업에 구독형 서비스를 더하고 크리에이터와 기업 채널 운영자로 고객층을 넓힐 계획이다.

김 대표는 초기에는 이용자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1분기까지 유료 이용자 약 500명, 무료를 포함해 약 1000명을 확보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해외 진출보다 국내 신조어와 문화 맥락을 반영한 분석에 우선 집중하고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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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는 광고주와 크리에이터를 연결하는 간접광고(PPL) 매칭 사업을 추진한다. 채널 주제와 시청자 특성을 분석해 제품에 맞는 크리에이터를 추천하고 광고 성과에 따라 보상을 달리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김 대표는 "콘텐츠 현장에 이미 충분한 데이터가 쌓여 있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시장 흐름과 내 채널 성과를 함께 읽어 의미를 찾고 다음 행동으로 연결하는 것"이라며 "튜밋을 통해 누구나 데이터를 콘텐츠 기획과 채널 운영 판단 근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데이터 기반 콘텐츠 시장 변화를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