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 해외 거래소 출금 책임 두고…빗썸 "규제공백" vs FIU "내부통제 미흡" 공방

영업일부정지 6개월·과태료 368억원 불복 행정소송

IT 일반입력 :2026/10/22 17:59    수정: 2026/10/22 18:30

빗썸과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미신고 해외 가상자산 사업자와의 거래 차단 책임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빗썸 측은 당국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었던 ‘규제 공백’ 상황이라고 주장한 반면, FIU 측은 거래 금지 의무를 인지하고도 조치하지 않은 ‘내부통제 공백’이라고 맞섰다.

22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영업일부정지 처분 취소소송 변론기일에서 양측은 100만원 미만 가상자산 출금에 대한 관리 의무와 빗썸 측의 고의·중과실 여부를 두고 팽팽히 대립했다.

앞서 FIU는 지난해 3~4월 현장검사를 통해 빗썸의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 사례 약 665만건을 적발했다. 이에 따라 영업일부정지 6개월, 과태료 368억원 중징계를 내렸고, 빗썸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적발 내역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2022년 8월부터 2025년 4월까지 미신고 해외 가상자산 사업자 18곳과 총 4만 5772건의 가상자산 이전 거래를 지원해 미신고 사업자 거래금지 의무를 위반했다. 이와 함께 고객확인(KYC) 및 거래제한 의무 위반도 약 659만건이다.

핵심 쟁점은 ‘100만원 미만 출금’ 차단 가능 여부

이번 재판의 최대 쟁점 중 하나는 트래블룰(가상자산 이전 시 송·수신자 정보 확인 의무) 적용 대상이 아닌 '100만원 미만' 가상자산 출금 건이다.

빗썸 측은 "100만원 이상 출금은 고객이 수신 거래소를 직접 선택·입력하므로 시스템 차단이 가능했지만, 100만원 미만 출금은 지갑 주소만으로 수신자가 개인인지 미신고 사업자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어 고객 확약서 수령, 블랙리스트 지갑 관리, 실시간 조회 기능 등을 순차적으로 도입했으나 기술적으로 모든 거래를 걸러내기는 불가능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명확한 수신처 확인없이 출금을 무작정 막을 경우 정상 이용자의 재산권을 침해해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며 "정부가 명확한 지침 없이 모든 책임을 사기업에 전가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FIU “의무 알고도 방치… 내부통제 미흡”

반면 FIU 측은 법적 가이드라인 유무와 상관없이 거래 금지 의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특금법 시행령상 미신고 사업자와의 영업 목적 거래 금지에는 금액 기준이 없으며, 이는 트래블룰 적용 여부와 별개라는 입장이다.

특히 FIU는 빗썸이 2022년 8월 공지를 통해 "금액과 상관없이 미신고 사업자 관련 입출금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점과, 당국이 세 차례 업무 협조문을 보내 거래 제한을 당부했던 점을 지적했다. 빗썸이 스스로 해당 의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근거다.

FIU 측은 "빗썸이 미신고 사업자 주소로 확인해 블랙리스트에 등록한 이후에도 해당 주소로 1만 4354건의 출금이 허용됐다"며 "실시간 조회 기능 도입도 타 거래소에 비해 늦어진 점을 볼 때, 이는 규제 부재가 아닌 명백한 내부통제 미흡"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빗썸 측은 특정 민간 분석 서비스를 이용할 법적 의무가 없으며, 지속적으로 기술적 조치를 강화해 온 사실을 과거의 고의·중과실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고 재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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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실제 차단 불가능했나”…내년 1월 재개

재판부는 빗썸이 실제로 해당 거래를 기술적으로 막을 수 없었는지 여부에 주목했다. 금액 제한 공지에도 불구하고 100만원 미만 출금에 다른 기준을 적용한 이유와 기술적 한계에 대해 구체적 입증을 요구했다.

빗썸은 오는 12월 중순까지 추가 반박 서면을 제출할 예정이며, 다음 변론기일은 내년 1월 28일 오후 4시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