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다 죽는다"…가상자산 과세 3개월 앞두고 업계 '곡소리'

[준비없는 가상자산 과세 上] 투자자 급감·조세공정성 우려 지적

IT 일반입력 :2026/10/20 11:24

정부가 '소득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원칙을 내세우며 2027년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을 예고한 가운데, 가상자산업계와 투자자는 형평성에 맞는 체계가 우선 만들어진 뒤 과세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행 가상자산 과세는 어떤 한계점을 안고 있는지, 정부와 투자자 간 갈등 봉합을 위한 대안은 없는지를 세 편에 걸쳐 진단해본다. [편집자주]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 시점이 다가오면서 정책당국과 현장 온도 차가 극에 달하고 있다. 국세청 수장이 선정되지 않은 시점이긴 하지만 국세청은 해당 과세에 대해 11월 고시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국정감사에서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정부가 과세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만큼이나 현실을 명확하게 받아들였는지는 미지수다. 2020년 12월부터 세 차례 과세가 유예된 만큼, 과세 체계가 준비됐느냐는 것이 안팎의 의구심이다.

여당 역시도 과세 시점을 늦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 간 가상자산 자동정보교환협정(CARF)가 이뤄지는 일정에 맞춰 2029년 과세하자는 내용을 담은 소득법 개정안을 발의를 준비 중이다. CARF는 전 세계 국세청들이 코인 투자자들의 계좌와 거래 내역을 서로 탈탈 털어 공유하는 글로벌 공조 시스템이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가상자산 등 폭넓은 디지털 자산에 관한 법이 마련된 이후 과세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비트코인 (이미지 생성=챗GPT)

웹3 기반 온체인 금융 확대…조세중립·형평성 맞나

온체인 금융이 확대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어떤 기준을 갖고 과세할 지 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상태다. 웹3 사업 모델 핵심은 유저들에게 토큰을 나누어주며 생태계를 키우는 '에어드랍'과 자산을 맡기고 보상을 받는 '스테이킹'이다. 그러나 현행 행정 가이드라인은 이 모든 행위를 소득으로 포착하려 한다. 이용자가 프로젝트 활성화를 위해 받은 무상 토큰 등을 일일이 취득가와 시가를 계산해 세금을 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또 현행 소득세법은 스테이블코인을 일반 가상자산과 구분하지 않고 있어 조세중립성 관점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물 달러를 직접 투자한 후 원화로 바꿀 때 발생하는 환 차익은 현행 소득세법상 비과세이지만,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으로 분류돼 환율 상승 시 환 차익이 양도 차익으로 잡혀 소득세가 과세된다.

과세 체계로 인해 국내 가상자산 업계는 시장 자체가 고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 핵심 플레이어인 고액 투자자는 국내 시장을 떠날 확률이 농후하다. 거래 수수료를 기반인 거래소 입장에서는 수익성 저하를, 거래 대금 감소로 인해 일반 투자자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떠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적인 시나리오다.

타이거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과세 시행 시 국내 3대 거래소의 거래대금이 2026년 860조원에서 2027년 602조원으로 30.0%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투자자 "손실은 내 탓, 이익은 국가 것?…불공정해?

가상자산 소득 과세와 금융투자소득세 비교표.(자료=제미나이)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국민청원을 통해 과세 시점을 유예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소득이 발생했음에도 세금을 내지 않는 단순한 '투정'이 아니라는 것이 투자자들의 입장이다. 그들은 손실 이월 공제되지 않는다는 점과 부동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자산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가상자산은 하루에도 20~30%씩 폭락과 폭등을 오가는 고위험 자산이다. 주식시장이나 해외자산 과세에 있는 5~10년 간 손실을 차감해주는 '손실 이월 공제'가, 가상자산 과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2025년 1월에 100만원에 매수한 비트코인을 4월에 80만원에 매도해 2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해당 년 5월에 70만원에 재매수해 2026년 2월에 120만원에 매도해 50만원의 이익을 얻었다고 가정했을 때, 전체 투자 기간 동안 실제로 얻은 수익은 30만원이다. 하지만 2025년에 발생한 손실이 다음 해로 이월공제되지 않기 때문에 2026년에 얻은 50만원 수익이 그대로 과세 대상 소득으로 집계된다. 결과적으로 투자자가 실제 손에 쥔 이익은 30만원에 불과하지만, 세금은 이보다 더 큰 50만원을 기준으로 부과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 가상자산은 기본 공제 한도는 연 250만원으로, 한 달에 약 20만원의 시세차익만 얻어도 세금 신고 대상자가 된다.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 앞에서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과세를 반대하는 홍보 트럭을 배치했다.

업계에서는 "미국과 영국은 이월 공제를 허용하고 독일도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등 주요국 대부분이 자본 손실의 기간간 조정을 인정하고 있다"며 "일본 역시 공제하지 못한 손실은 3년간 이월 공제를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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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소득 과세란?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함에 따라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기타소득 분리 과세한다는 내용이다. 거주자별(비거주자는 가상자산 주소별)로 소득금액(총수입금액-필요경비)을 산정하고, 총소득금액에서 250만원을 공제한 후 20% 세율을 적용하여 결정세액을 산정한다. 거주자는 종합소득세 신고기한인 매년 5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신고납부, 비거주자는 거래소가 원천징수하여 납부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