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무대와 전시장을 만드는 예술인이 정작 생계 위기에 놓였을 때는 정부 지원을 받기 쉽지 않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21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예술활동준비금 지원사업을 통해 예술인 1만8333명에게 1인당 300만원씩 지원하도록 예산을 편성했다. 총 지원 규모는 약 550억원이다. 소득이 불안정한 예술인이 창작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금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복지사업에 참여하려면 먼저 예술활동 경력을 증명해야 하고, 소득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다는 보장은 없다. 고용보험 역시 계약 형태에 따라 적용 여부가 갈려 일부 예술인은 실업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 정부가 예술활동준비금과 사회보험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복잡한 자격 요건과 제한된 보장 범위 탓에 복지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지원금을 신청하려면 먼저 예술활동증명을 마쳐야 한다. 예술활동증명을 위해 신청자는 공연·전시·출판 등 예술활동 실적을 제출해 경력을 입증해야 한다. 분야별 인정 기준과 증빙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창작활동을 이어왔더라도 실적을 서류로 입증하기 어렵다면 복지사업 신청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활동 경력이 짧거나 계약서 등 증빙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운 예술인에게는 부담이 크다. 생계가 어려운 예술인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지만, 정작 지원받으려면 일정 수준 이상 활동 경력을 먼저 입증해야 하는 구조다.
올해 예술활동준비금 지원사업도 예술활동증명을 완료한 예술인 가운데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 120% 이하인 사람을 대상으로 운영됐다. 1인 가구 기준 월 소득인정액은 307만7086원 이하다.
소득 요건을 충족해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지원 인원이 정해져 있어 신청자 가운데 배점 기준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하기 때문이다. 경제 형편이 어렵더라도 선정 순위에서 밀리면 지원받지 못할 수 있다.
신진예술인도 올해 예술활동준비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예술활동증명을 완료했더라도 신진예술인으로 분류되면 해당 사업에 신청할 수 없다. 창작활동 초기부터 수입이 불안정한 예술인에게는 별도 지원사업이 필요한 구조다.
지원 횟수에도 제한이 있다. 전년도 예술활동준비금을 받은 예술인은 올해 사업에 참여할 수 없으며, 같은 해 일부 다른 지원사업에 참여한 경우에도 신청이 제한된다. 한정된 예산을 여러 예술인에게 배분하려는 취지지만 소득 불안이 장기간 이어지는 예술인에게는 지속적인 지원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사회안전망에서도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예술인은 작품이나 프로젝트 단위로 계약하고 활동 기간에 따라 수입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공연이 끝나거나 제작이 중단되면 다음 계약을 맺기 전까지 소득이 끊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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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 복지사업이 수도권에 집중돼 지역 예술인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예술인 자녀 돌봄센터는 서울에만 2곳 운영됐으며, 예술인 전세자금 대출 계약자 가운데 수도권 비율은 86.8%에 달했다. 공연·예술 중장기 창작지원 사업도 선정 단체의 76.7%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김 의원은 "지역의 예술을 살리려면 예술인들의 복지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며 "잘못된 제도로 재능있는 예술인들이 소외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