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크로거·앨버트슨, 합병 무산 책임 두고 법정공방

앨버트슨 "크로거가 승인 노력 다하지 않아"…93억 달러 배상 요구

유통/생활/문화입력 :2026/10/20 09:15

미국 대형 식료품 유통업체 크로거와 앨버트슨이 246억 달러(약 32조 7180억원) 규모의 합병 무산에 대한 책임을 두고 법정공방에 들어갔다. 앨버트슨은 크로거가 규제당국의 승인을 얻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비벡 산카란 전 앨버트슨 최고경영자(CEO)는 델라웨어 형평법원에서 열린 재판 첫날 증언에서 크로거가 합병 계약에 명시된 수준의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규제 장벽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당시 크로거 경영진의 대응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두 회사는 지난 2022년 합병을 발표했다. 미국 1위 식료품 체인인 크로거와 2위 앨버트슨은 아마존과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결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크로거 매장.(사진=회사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하지만 당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40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한 두 업체가 합쳐질 경우 시장 지배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결국 연방법원이 2024년 12월 합병을 막으면서 거래는 무산됐다.

앨버트슨은 크로거가 규제 승인을 얻기 위해 충분한 매장과 자산을 매각하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부 수익성 목표를 지키기 위해 가치가 높은 매장을 유지하려 했고, 그 결과 반독점당국을 설득할 수 있는 수준의 매각안을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다.

합병 초기 크로거는 238개 점포를 매각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앨버트슨 측 반독점 자문 변호사는 이를 모욕적이라고 느낄 정도로 낮은 출발점이었다고 증언했다. 이후 최종적으로 579개 점포를 C&S홀세일그로서스에 넘기는 방안까지 확대됐지만 법원은 이 역시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앨버트슨은 크로거가 합병 계약을 고의로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93억 달러(약 12조 3736억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는 6억 달러(약 7983억원)의 계약 해지 수수료와 이자·비용, 거래가 성사됐다면 주주들이 얻었을 것으로 주장하는 80억 달러(약 10조 6440억원) 이상의 프리미엄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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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크로거는 합병 성사를 위해 10억 달러(약 1조 3305억원) 넘게 지출하고 소송까지 진행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당시 FTC의 반독점 정책 아래에서는 어떤 형태의 매각안을 제시하더라도 합병 승인을 받기 어려웠다는 주장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법원이 크로거의 고의적 계약 위반을 인정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고의성이 없는 계약 위반을 이유로 해지 수수료를 지급하게 될 가능성은 70% 가량의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