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더럽고 치워야 할 대상으로 여겨지는 새 배설물이 바다와 숲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새들이 먹이를 섭취한 뒤 배설하는 과정에서 질소와 인 등 영양분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이는 식물 성장부터 산호초 생태계 유지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과학 전문매체 피즈닷오알지(Phys.org)에 따르면 미국 코넬대학교를 비롯한 6개 기관 연구진은 기존 과학 논문 약 400편을 종합 분석해 새들이 지구 생태계에서 영양분을 운반하는 역할을 규명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이날 발표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새들은 비행 능력을 활용해 바다와 육지, 산과 숲을 오가며 영양분을 이동시킨다. 씨앗과 곤충, 과일 등을 먹고 다른 지역에 배설물을 남기는 과정에서 질소와 인 등 생물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이다.
특히 새들은 비슷한 크기의 포유류보다 먹이 섭취량이 약 30% 많다. 그만큼 많은 영양분을 섭취하고 배설물을 통해 주변 환경으로 돌려보낸다.
바닷새가 대표적인 사례다. 바닷새는 먹이를 찾아 바다로 나갔다가 육지의 번식지나 휴식 장소로 돌아와 배설물을 남긴다. 특정 지역에 배설물이 집중되면 토양의 영양분이 풍부해지면서 식물과 조류(藻類)의 성장을 촉진한다.
이렇게 늘어난 식물은 곤충과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된다. 새 배설물이 생태계 먹이사슬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바닷새 배설물은 산호초에도 도움을 준다. 배설물에 포함된 영양분이 빗물 등을 따라 해안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산호초와 주변 어류 생태계에 공급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바닷새 번식지가 사라진 지역에서는 영양분 공급이 줄어 식물과 조류의 생산성이 낮아지고, 산호초 주변 물고기 개체량과 환경 변화에 대한 산호초의 회복력도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새 배설물을 생태계 복원에 활용할 가능성도 제시됐다. 연구진이 검토한 기존 연구 가운데는 해초 서식지 복원 지역에 바닷새가 앉을 수 있는 구조물을 설치해 새들을 유인한 사례가 있었다. 새들이 남긴 배설물로 인 공급이 늘어나면서 해초 회복에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이선 듀발 코넬대 연구원은 새를 영양분을 운반하고 재활용하는 중요한 존재로 설명했다. 새들이 배설물을 통해 영양분을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이를 식물과 다른 생물들이 활용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새 개체수 감소가 생태계에 미칠 영향도 우려했다. 전 세계 철새 종 가운데 약 45%가 개체수 감소 추세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가 줄어들면 단순히 특정 조류가 사라지는 데 그치지 않고, 영양분 이동이 감소하면서 일부 생태계의 생산성과 탄소 저장 능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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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배설물이 언제나 환경에 이로운 것은 아니다. 특정 지역에 지나치게 많이 쌓이면 영양분 과잉으로 수질 오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이 새들이 지구 생태계 전반에서 영양분을 이동시키는 규모와 중요성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