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 문구점·오락실 기억나나요" 사라져가는 10대들의 공간

국립민속박물관, 근현대 청소년 생활문화 담은 보고서 발간

유통/생활/문화입력 :2026/10/13 11:17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들르던 문구점, 동전을 손에 쥐고 향하던 오락실,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을 구경하던 음반점. 한때 10대들의 일상을 채웠던 공간들이 시대의 변화 속에서 사라지거나 다른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이처럼 과거 10대들의 일상과 추억이 깃든 공간을 기록한 보고서 ‘10대들의 하루와 공간’ 전 2권을 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추진하는 근현대 생활문화 조사 사업에서 10대를 독립적인 조사 주제로 다룬 첫 번째 성과물이다.

K-10대들의 핫플레이스 문구점(왼쪽)과 놀이터(오른쪽). 사진=국립민속박물관

박물관은 과거 청소년들에게 익숙했지만 오늘날 사라지고 있거나 기능이 달라진 8개 공간을 선정했다. 당시 10대였던 사람들의 기억과 구술, 관련 생활자료를 바탕으로 각 공간의 변화와 사회·문화적 의미를 살펴봤다.

제1권 '공부와 놀이'는 집·놀이터·학교·학원 등 청소년들이 배우고 생활하던 공간을 다룬다. 집에서는 10대들이 집 안에 자신만의 방을 갖게 된 역사적 배경과 시대에 따라 달라진 방의 모습을 살펴본다. 놀이터에서는 골목과 공터에서 뛰놀던 문화가 시설화된 놀이터로 옮겨가는 과정과 최근 놀이터가 감소하는 현상을 짚는다.

학교에서는 1970~90년대 중·고등학생들의 기억과 구술을 통해 당시 교실과 학교생활을 재구성했다. 학원에서는 1970년대부터 약 20년간 학원을 운영한 학원장의 생애사를 바탕으로 학원이 입시 준비 공간을 넘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살펴본다.

제2권 '취향과 소비'는 문구점·오락실·음반점·서점 등 청소년들이 여가를 즐기고 취향을 만들어가던 공간에 주목한다. 문구점은 1980년대 상인과 소비자의 기억, 당시 판매 물품과 기록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학용품을 구매하는 장소였던 문구점이 10대들의 소비문화에서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조명한다.

오락실에서는 1970년대 이후 전자오락실의 등장과 게임문화의 확산을 다뤘다. 이후 개인용 컴퓨터와 가정용 게임기가 보급되면서 청소년들의 놀이 공간과 방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살펴본다. 음반점은 단순히 음악을 구매하는 곳이 아니라 좋아하는 가수와 노래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취향을 나누던 교류 공간으로 조명했다.

K-10대들의 필수 아이템 과학의 날 글라이더(위)와 가을 운동회 물품(아래).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서점에서는 학교와 학원 앞에 자리한 서점을 중심으로 책을 구매하고 학습하는 활동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경험이 이뤄졌던 공간의 특징과 변화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그동안 근현대 생활문화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10대를 독립적인 문화의 주체로 바라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어디에서 시간을 보내고 무엇을 배우고 소비했는지 살펴보면서 개인의 추억을 넘어 한국 사회의 생활문화가 변화해 온 과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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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은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사라지거나 역할이 달라진 공간의 모습을 당시 이용자들의 기억과 생활자료를 통해 기록으로 남겼다고 설명했다.

보고서 10대들의 하루와 공간은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의 발간자료 검색 서비스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