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 의원 "K-콘텐츠 해외 불법유통 5억건 육박…삭제율 0.05%"

지난해 4억9355만건으로 역대 최대…영상 불법유통 40.6% 급증

유통/생활/문화입력 :2026/10/12 09:36    수정: 2026/10/12 10:21

K-콘텐츠의 세계적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해외 불법유통 규모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저작권보호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콘텐츠 유형별 해외 저작권 침해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K-콘텐츠 불법유통 건수는 4억9355만건으로 집계됐다. 전년(4억1410만건)보다 19.2% 증가한 규모로, 실태조사를 시작한 2022년 이후 가장 많았다.

콘텐츠 유형별로는 웹툰이 3억2821만건으로 전체의 66.5%를 차지했다. 영화와 방송 등 영상 콘텐츠는 1억6534만건(33.5%)이었다. 특히 영상 콘텐츠 불법유통은 전년(1억1759만건)보다 40.6% 급증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불법유통 지역도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언어별 불법유통 건수는 영어가 2억2997만건(46.6%)으로 가장 많았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63.6%에서 1년 만에 17.0%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베트남어·태국어·인도네시아어 등 동남아시아 언어권의 비중은 2022년 5.0%(2409만건)에서 지난해 15.7%(7765만건)로 3배 이상 확대됐다. 같은 기간 스페인어·프랑스어·포르투갈어 등 유럽 언어권도 2.9%(1386만건)에서 7.6%(3769만건)로 2.7배가량 늘었다.

불법유통이 특정 언어권에 집중되던 양상에서 벗어나 K-콘텐츠 소비가 확산하는 여러 지역으로 동시에 퍼지고 있는 셈이다.

개별 작품 가운데서는 인기 웹툰과 예능 프로그램의 불법유통이 두드러졌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이 2024년 언어별 침해정보 수집시스템을 구축한 이후 올해 8월까지 8개 언어권에서 삭제한 불법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웹툰 '일렉시드'는 영어·베트남어·인도네시아어·스페인어·프랑스어·포르투갈어 등 6개 언어권에서 삭제 건수 1위를 기록했다.

일렉시드는 조사 대상인 8개 언어권 모두에서 상위 5위 안에 올랐으며, 누적 삭제 건수는 2만7063건에 달했다. 또 다른 인기 웹툰 전지적 독자 시점도 6개 언어권에서 삭제 건수 2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며, 총 1만9280건이 삭제됐다.

영상 콘텐츠에서는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영어·중국어·베트남어·태국어·인도네시아어 등 5개 언어권에서 삭제 건수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어권에서는 런닝맨 불법 게시물 1만8481건이 삭제돼 단일 작품·언어 기준 가장 많은 삭제 건수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아는 형님과 미운 우리 새끼가 각각 5개, 4개 언어권에서 삭제 건수 상위권에 오르는 등 국내 예능 프로그램의 해외 불법유통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불법유통 규모에 비해 삭제 실적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의 해외 불법 게시물 삭제 건수는 2022년 18만4025건에서 지난해 24만3374건으로 약 32% 증가했다. 올해도 8월까지 19만4565건을 삭제했지만, 연간 수억 건에 달하는 불법유통 규모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지난해 불법유통 건수와 삭제 건수를 단순 비교하면 삭제 실적은 약 0.05%에 불과하다. 다만 이는 전체 불법유통 규모 대비 삭제 건수의 비율로, 실제 게시물별 삭제 성공률과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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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유통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규모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콘텐츠 분야별 침해 경로가 다양하고 단가와 장르, 플랫폼, 공개 시점 등에 따라 특성이 달라 정확한 피해액 산출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준호 의원은 "영어권 비중은 줄고 동남아시아어·유럽어권이 급증하는 등 불법유통 지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신흥 언어권의 현지어 모니터링 인력을 늘리고, 불법 사이트 운영자를 겨냥한 해외 수사기관과의 국제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