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강 줄기가 햇빛을 받아 은색 뱀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우주 사진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과학 전문 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2016년 국제우주정거장(ISS) 우주비행사들이 촬영한 미국 유타주 남부 파월 호수(Lake Powell) 사진을 재조명했다.
여러 장의 사진을 모자이크처럼 이어 붙인 이 이미지는 수면 위로 햇빛이 반사되며 파월 호수를 구불구불한 은빛 뱀의 형상으로 탈바꿈시킨 순간을 담았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이 인공 호수는 눈에 보이는 지형뿐 아니라, 그 아래 오랫동안 잠겨 있던 수많은 지질학적 경이로움을 품고 있다.
사진 중앙에서 구불구불 흐르는 수로는 파월 호수의 일부다. 이 저수지는 모압(Moab) 마을에서 남서쪽으로 약 110km 떨어진 지점에서 시작해 애리조나주 그랜드 캐니언 북동쪽 약 100km 지점까지 이어진다. 만수위 시 파월 호수의 저수량은 최대 3,330만㎥에 달해, 애리조나와 네바다주 경계에 있는 미드 호수에 이어 미국 내 두번째 규모를 자랑한다.
파월 호수는 콜로라도강의 가파른 협곡인 글렌 캐니언에 자리 잡고 있다. 1960년대 글렌 캐니언 댐이 건설되면서 형성됐으며, 이후 20년에 걸쳐 수위가 약 60m 상승했다. 현재는 수력 발전 시설이자 인기 있는 관광 명소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지구관측소에 따르면, 이 모자이크 이미지는 ‘선글린트(Sunglint, 태양광 반사)’ 현상이 일어나는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선글린트는 매끄러운 수면에 반사된 햇빛이 위성이나 우주비행사 등 궤도 관측자의 시선 방향으로 직접 들어올 때 발생하며, 수면에 금속성 광택이나 거울 같은 반짝임을 더해준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반사 효과는 호수의 일부분에서만 관측된다. 하지만 연구진이 저수지 전체를 따라 촬영한 반사 사진 여러 장을 하나로 합성하면서, 수면 전체가 환하게 빛나는 장관을 연출할 수 있었다.
파월 호수 주변에는 저수지에서 갈라져 나와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 수많은 소형 협곡들이 펼쳐져 있다. 상공에서 내려다보면 도넛 모양의 거대한 함몰지인 ‘린콘(The Rincon)’이 어두운 고리 형태로 호수의 가장 넓은 굽이 구간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띤다. 너비가 최대 5㎞에 달하는 이 붉은 도넛 지형은 수천 년 전 협곡 일부가 무너지면서 물길이 바위 고리를 우회하게 되어 말라버린 옛 콜로라도강의 물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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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콜로라도강의 잃어버린 심장'이라 불리던 글렌 캐니언의 수많은 경이로운 지형들은 호수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수면 아래로 침수된 상태다. 다만 가뭄으로 호수 수위가 떨어질 때면 숨겨져 있던 지질학적 보물들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실제로 2023년 연구진은 만수위선 아래로 드러난 지층에서 쥐라기 시대 포유류형 파충류의 희귀 화석을 발견한 바 있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일부 환경단체들은 파월 호수의 물을 빼내고 글렌 캐니언을 과거 '콜로라도강의 심장부'였던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복원하자는 청원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최근 수십 년간 극심한 가뭄으로 수량이 줄어든 콜로라도강 하류의 부담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용수 및 전력 공급 문제로 인해 이러한 복원안이 실제로 실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