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K-콘텐츠 해외 불법유통 뿌리 뽑는다

베트남·북아프리카 사이트 7곳 폐쇄…다국가 공조 수사 확대

유통/생활/문화입력 :2026/10/01 11:22

K-콘텐츠의 영토가 전 세계로 넓어지면서 저작권 침해 역시 국경을 넘자 정부가 현지 수사기관과 손잡고 불법 사이트의 운영망 자체를 끊는 방식으로 해외 저작권 보호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베트남에 기반을 둔 웹툰 불법사이트 4곳과 북아프리카 기반 불법사이트 3곳 등 총 7곳이 폐쇄됐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경찰청과 인터폴, 태국·말레이시아 왕립경찰,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작전을 통해 대규모 불법 인터넷TV(IPTV) 서비스도 중단시켰다.

문체부는 올해 저작권 침해 수사를 전담하는 ‘저작권특별사법경찰과’를 신설하고 해외 현지 기관과의 공조를 확대하고 있다.

태국 현지 불법 유통 주거지 압수 현장.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최근 K-콘텐츠의 인기가 상승하는 만큼 불법유통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해외 현지어로 유통돼 삭제 요청이 이뤄진 K-콘텐츠는 48만205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실제 삭제가 완료된 건수는 19만4565건으로 40.5%에 그쳤다. 삭제되지 않은 콘텐츠만 28만5640건으로, 삭제 요청 10건 중 약 6건이 그대로 남은 셈이다. 

특히 웹툰의 피해가 크다. 올해 8월까지 웹툰 불법유통 삭제 요청은 34만2285건으로 전체의 71.3%를 차지했다. 방송 11만8052건, 출판 1만4767건, 영화 3790건 등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다. 지난해 웹툰 삭제 요청이 연간 46만9313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8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의 72.9%에 도달했다.

문제는 해외 불법사이트의 경우 국내에서 게시물 삭제를 강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해외 현지어 불법사이트에는 국내 저작권법을 직접 적용하기 어려워 정부와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삭제를 요청하더라도 운영자가 응하지 않으면 이를 강제할 법적 수단이 제한적이다. 사이트 주소를 변경하거나 삭제된 콘텐츠를 다시 올리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하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이에 문체부는 대응의 무게중심을 현지 수사와 국제공조로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베트남이다. 문체부는 현지 수사기관과의 국제공조를 통해 지난 6월 K-웹툰 불법사이트 3곳을 폐쇄하고 운영자 2명을 검거했다. 해당 사이트들이 야기한 피해 규모는 연간 약 2072억원으로 추산됐다.

지난 8월에는 북아프리카에 기반을 둔 불법사이트 3곳도 문을 닫았다. 이들 사이트에서는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 8만3688건이 무단 복제·배포됐으며 이 가운데 K-콘텐츠 비중이 약 57%에 달했다. 업계가 추산한 연간 피해 규모는 약 200억원이다. 운영자 1명도 검거됐다.

불법 IPTV로도 수사 범위를 넓혔다. 문체부는 경찰청과 인터폴, 태국·말레이시아 왕립경찰, 미국 HSI 등과 국제 공동작전을 벌여 동남아 지역에서 대규모 불법 스트리밍망을 운영한 조직을 적발했다. 이들은 국내 방송 채널 8개를 포함한 전 세계 426개 채널과 VOD 약 8000편을 무단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현지 수사기관과의 상시 협력망도 구축에도 나섰다. 문체부는 지난 9월 태국 왕립경찰 중앙수사국과 저작권 보호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측은 앞으로 저작권 침해 대응 작전과 수사정보 교류, 관련 제도 및 저작권 인식 제고 정책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콘텐츠 기업과 정부의 민관 협업도 긴밀하게 이루어 지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자체 공개출처정보(OSINT) 분석 등을 통해 해외 불법사이트의 운영 현황과 운영자 단서, 저작권 침해 정황과 피해 자료를 확보해 문체부에 제공했고, 문체부는 이를 현지 수사기관과의 국제공조로 연결했다.

불법 사이트를 폐쇄하는 것이 실제 콘텐츠 소비와 매출 회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례도 나왔다. 네이버웹툰이 올해 1~8월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내 대형 불법 웹툰 사이트 뉴토끼 폐쇄 직후 불법 유출 피해 작품군의 신규 구매 유입은 직전 3주 평균보다 7.9배 증가했다. 같은 작품군의 매출도 폐쇄 직후 3주 동안 29.7% 늘었고 이후 3주간 추가로 11.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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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해외 저작권 침해 대응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불법유통은 단순한 저작권 침해를 넘어 정상적인 콘텐츠 소비와 창작자의 수익을 잠식하고, 해외 시장에서 K-콘텐츠 산업의 성장 기반까지 흔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 사이트를 폐쇄했을 때 유의미한 효과가 실제로 확인이 됐다”며 “적극적인 긴급 차단과 수사 지원으로 저작권 보호에 앞장서 준 정부와 유관 기관에 깊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국내외 수사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해 창작자의 권리와 작품 가치를 지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