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처럼 신호+기억 결합한 뉴로모픽 개발…"피지컬 AI 앞당기나"

고려대-KIST 연구팀, 로봇 핸드 제어에 활용 98%넘는 정확도 확인

과학입력 :2026/09/16 10:50

뇌처럼 신호와 기억이 결합된 뉴로모픽 소자가 처음 개발됐다.

고려대학교는 왕건욱 KU-KIST융합대학원/융합에너지공학과 교수와 양성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KIST AI·로봇연구소 휴머노이드연구단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재구성형 뉴로모픽 소자'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인간의 뇌는 신호를 발생시키는 ‘뉴런’과 정보를 기억하는 ‘시냅스’가 긴밀하게 연결돼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한다. 이 방식을 전자소자로 구현하는 기술이 바로 ‘뉴로모픽(neuromorphic)’이다.

바나듐산화물을 이용한 멤리스터 소자와 로봇손 운동 제어를 나타낸 모사도.(그림=고려대학교)

기존 컴퓨터나 반도체 소자는 메모리와 연산기능을 선택적으로 수행한다. 이를 뇌처럼 결합해 처리하면, 데이터 이동에 드는 시간과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뉴런과 시냅스를 결합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정보를 오래 기억하는 특성(비휘발성)과 신호를 발생시키고 다시 초기 상태로 돌아가는 특성(휘발성)을 가진 뉴로모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하나의 반도체 소자(바나듐 산화물 멤리스터) 내부 구조를 제어하는 방법으로 이들 두 특성을 동시에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열처리 과정을 통해 소자 내부에 비대칭적인 미세 구멍(나노다공성 구조)과 산소가 빠져나간 빈자리(산소공공)를 만드는게 핵심이다.

연구팀은 미세한 구멍과 결함이 많은 영역은 인공 시냅스 기능을 하고, 구조가 촘촘하고 빈 공간이 적은 영역은 인공 뉴런 기능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왕건욱 교수는 "바둑판 배열(크로스바 어레이)로 집적해 성능을 확인한 결과, 시냅스 기능을 하는 소자가 뉴런 기능을 하는 소자의 신호 크기와 발생 빈도에 영향을 주는 시냅스-뉴런 연계 동작을 확인했다"며 "인간의 뇌처럼 작동하는 저전력 인공지능 신경망(스파이킹 신경망, SNN)을 구축한 뒤 검증도 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소자의 시냅스 기능이 가위바위보의 특징적 패턴을 학습해 기억하고, 뉴런 기능이 사진을 판별해 정답 신호를 발생시켜 가위바위보 손동작 이미지를 최대 98.38%의 정확도로 분류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연구팀. KU-KIST융합대학원 박관영 박사과정생(제1저자, 왼쪽)과 왕건욱 교수(교신저자).(사진=고려대학교)

양성욱 KIST 책임연구원은 "이를 로봇 운동 제어 시스템과 직접 연결해, 인식된 이미지에 따라 로봇이 실제 가위·바위·보 동작을 수행하도록 했다"며 "단순히 서로 다른 소자를 조합하는 대신, 하나의 재료 내부 구조를 설계해 서로 다른 정보처리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 책임연구원은 또 "로봇 핸드제어에 활용, 자유도나 의사결정 문제를 기존의 로봇틱스에서 하는 학습기반이 아니라 뉴로모픽으로 해결해보려는 시도"라며 "이제 시작단계다. 좀더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진정한 뉴로모픽 반도체로 진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연구팀은 향후 여러 소자를 연결하고(대규모 어레이) 주변회로와 결합해 사용할 경우, 엣지 AI(클라우드 서버를 거치지 않고 단말기 자체에서 곧바로 정보를 처리하고 판단하는 인공지능), 피지컬 AI, 지능형 센서 및 저전력 뉴로모픽 반도체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머터리얼즈'  온라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