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검찰 기술탈취 주장에..화웨이 "정당한 경쟁" 반박

시스코·T모바일 영업비밀 침해 놓고 공방

방송/통신입력 :2026/09/15 10:23

미국에서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를 상대로 한 형사재판이 시작됐다. 미국 검찰은 화웨이가 장기간 미국 기업의 기술을 탈취하고 금융 시스템을 악용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화웨이는 정당한 경쟁 과정에서 벌어진 일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9일 미국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미 법무부는 화웨이를 미국 기업의 기술을 조직적으로 탈취한 ‘범죄 조직’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화웨이가 약 20년에 걸쳐 시스코시스템즈와 T모바일을 비롯한 미국 기업 5곳의 영업비밀과 지식재산권을 부당하게 취득했다고 배심원단에 설명했다.

검찰이 제시한 사례에는 시스코의 인터넷 라우터 운영체제 소스코드와 T모바일의 휴대전화 시험용 로봇 기술 등이 포함됐다. 검찰은 화웨이 직원이 T모바일의 로봇 장비 일부를 가져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증거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화웨이가 이란에서 진행한 사업의 성격을 숨긴 채 미국 금융 시스템을 이용하고 이란 정부의 감시 활동을 지원했다는 주장도 폈다.

미국에서 중국 통신 장비 기업 화웨이의 미국 기업 기술 탈취에 대한 형사 재판이 시작된 가운데, 화웨이는 정당한 경쟁의 결과물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사진=화웨이)

화웨이 측은 검찰이 정상적인 기업 간 경쟁과 기술혁신을 범죄 행위로 확대 해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시스코와 T모바일을 둘러싼 사건 역시 회사 차원의 지시나 조직적인 기술 탈취가 아니라 일부 직원이 독자적으로 벌인 행위라는 입장이다. 문제가 확인된 직원에 대해서는 회사가 즉각 해고 등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란 관련 혐의도 부인했다. 화웨이 측은 당시 회사가 관련 거래가 미국의 제재 법률을 위반한다고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거래 은행 역시 화웨이가 이란에서 사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은행을 속이거나 관련 사업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검찰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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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2018년 화웨이와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멍완저우가 이란 제재와 은행 사기 관련 혐의 등으로 기소되면서 본격화됐다. 캐나다에서 체포됐던 멍완저우는 2021년 미국 검찰과 기소유예 합의를 체결한 뒤 중국으로 귀국했다. 당시 합의 과정에서 멍완저우가 인정한 일부 사실관계는 이번 화웨이 재판에서 증거로 활용될 예정이다.

재판은 약 3개월간 진행될 전망이다. 검찰이 제시한 자료가 화웨이 차원의 조직적인 기술 탈취와 제재 위반을 입증할 수 있는지, 개별 직원의 행위와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라는 화웨이 측 반박이 받아들여질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