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회장이 답하라"…파업 D-1 포스코 노조, 삭발로 투쟁 수위↑

9일 48시간 부분파업·16일부터 120시간 2차 파업 예고…전날 이희근 사장 면담도 '빈손'

디지털경제입력 :2026/09/08 10:44

포스코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창사 58년 만의 첫 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김성호 포스코노동조합 위원장은 삭발까지 감행하며 9일부터 48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측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오는 16일부터 파업 범위와 시간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 포스코노동조합이 마련한 집회에서 김 위원장이 단상에 앉자 삭발이 시작됐다. 머리를 모두 깎은 김 위원장은 다시 마이크를 잡고 "단순히 머리를 자른 것이 아니다"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58년 만에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한 마음의 다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후 전개되는 포스코노동조합의 모든 투쟁에 대한 책임을 위원장인 제가 앞장서서 지겠다"며 "투쟁에 함께한 조합원 누구도 홀로 책임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8일 오전 포스코센터 앞에서 삭발투쟁식을 단행한 김성호 포스코노조위원장 (영상=지디넷코리아)

노조는 이날 포항·광양제철소 일부 공장을 대상으로 9일부터 48시간 동안 부분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회사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오는 16일부터 120시간 규모 2차 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교섭이 진전되지 않으면 공장별로 파업 대상을 확대하고 10월에는 전면 파업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1968년 창립 이후 무분규를 이어온 포스코에서 실제 파업이 현실화하면 창사 이래 처음이다. 노조는 앞서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뒤 9월 9일을 사실상의 교섭 데드라인으로 제시해왔다. 노조는 임금 인상뿐 아니라 인력 부족과 장시간 노동, 안전·복지 문제 등을 이번 교섭의 핵심 쟁점으로 들고 있다.

특히 이날 노조의 발언 수위는 전날 이희근 포스코 사장과 김 위원장의 면담에서도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한층 높아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표이사와 만남을 가졌으나 크게 진전이 없었다"며 "조합원들이 납득할 만한 안이 나와야만 이 싸움이 멈출 수 있다고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홀딩스 회장이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직접적인 결단을 요구했다.

8일 오전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 중인 포스코노조 (사진=지디넷코리아)

사측이 노조 요구안을 모두 반영할 경우 약 1조 4000억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한 데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교섭이라는 것은 상대가 있는 것"이라며 "우리 측의 안이 있고 사측 안이 있으면 서로 좁혀가는 것이 교섭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1조 4000억원을 그대로 요구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회사와 협상을 통해 접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사 갈등에는 최근 발생한 현장 충돌도 기름을 부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4일 포항제철소에서 노조 간부들이 조합원을 만나기 위해 현장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사측 직책자들과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고, 노조 간부 한 명이 손을 다쳐 병원으로 후송됐다. 노조는 회사가 노조의 현장 활동을 막기 위해 직책자들을 동원했다고 주장하며 책임자 문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왜 같은 노동자끼리 서로 몸을 부딪혀야 하느냐"며 "현장에서 노동조합을 막아선 직원들도 결국 회사의 지시를 받은 노동자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책임자의 문책과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 없이는 이번 사태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시간 노동 문제도 재차 꺼내 들었다. 노조는 지난달 31일 고용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 사업장의 주 52시간제 위반 의혹을 제기하며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이후에도 관련 사례가 노조에 계속 접수되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김성호 포스코노조위원장 (사진=지디넷코리아)

노조는 이번 파업을 임금만을 둘러싼 싸움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노후 설비에 대한 투자 부족이 안전사고뿐 아니라 포항·광양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우리의 투쟁은 포항과 광양 경제를 살리기 위한 투쟁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협상 가능성은 마지막까지 열어뒀다. 노조는 이날 "회사가 책임 있는 결단을 내리고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답을 제시한다면 언제나 대화에 나설 것"이라며 "선택은 회사에 달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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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노조는 8일 자정까지 사측이 책임 있는 제안과 실질적인 변화를 보일 경우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포스코는 앞서 부분파업 가능성과 관련해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해 조업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사가 이날 밤까지 극적인 접점을 찾지 못하면 포스코의 58년 무분규 기록은 9일 실제 생산현장 부분파업으로 깨질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