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회계감리 공방…"정화명령 알고도 미반영" vs "고의 아닌 과실"

영풍 "본사 재경팀 보고 못 받아"…외부감사 자료 제공 여부도 쟁점

디지털경제입력 :2026/09/04 16:11

금융감독원이 영풍의 환경정화 충당부채 관련 회계처리 4건 가운데 3건의 위반동기를 '고의'로 판단한 사실이 증권선물위원회 의사록을 통해 확인됐다. 영풍은 본사 재경팀이 정화명령을 보고받지 못했다며 고의성을 부인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제10차 증권선물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증선위는 지난 5월 20일 영풍의 사업보고서 및 연결감사보고서 등에 대한 조사·감리 결과 조치안을 심의했다.

당시 의사록에는 회사명이 익명 처리돼 있지만, 이후 금융당국 조사·감리 결과를 통해 해당 회사가 영풍이며 석포제련소 토양·지하수 정화 관련 충당부채 등의 회계처리가 제재 대상이 된 사실이 공개됐다.

영풍 석포제련소 무방류 시스템 전경

심의 과정에서 한 위원이 환경정화 충당부채 4건 가운데 1건은 중과실, 나머지 3건은 고의로 판단한 이유를 묻자 금감원 측은 "고의 지적 3개는 환경당국 정화명령이 있었고 추정이 다 가능한 상황인 것을 영풍이 인지하고 있는 부분에서 확실히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풍 측은 고의성을 부인했다. 영풍 측 진술인은 "회계를 담당하는 재경팀은 서울 본사에, 토양·지하수 정화를 담당하는 정화팀은 경북 제련소에 있어 양측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면서도 "고의로 그런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특히 2023년 제련소 주변 임야 정화명령과 관련해서는 "재경팀이 정화명령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석포제련소 정화팀으로부터 보고받지 못해 알지 못했고, 그에 따라 감사인에게도 설명하지 못했다"며 "과실일 수는 있어도 고의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감사 과정에서 자료 제공 여부도 쟁점이 됐다. 영풍의 외부감사인 측은 2021~2022년 감사 당시 변경된 정부 공문과 토지정화계약서를 요청했지만 자연기원 불승인 공문과 추가 토지정화계약서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영풍 측은 감사인이 해당 자료를 구체적으로 요청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농지 오염에 따른 배상 문제도 논의됐다. 금감원 측은 배상 문제까지 고려할 수 있지만 현재 관련 논의가 진행되지 않아 신뢰성 있는 금액 추정이 어렵다며 충당부채 지적사항에는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증선위는 당시 영풍과 감사인 등의 진술을 청취한 뒤 안건을 보류했다. 이후 추가 심의를 거쳐 지난 6월 영풍에 감사인 지정 3년과 전 대표이사 해임권고 상당, 일부 임원에 대한 해임·면직 권고 및 직무정지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금융위는 이어 지난 7월 영풍에 204억 7410만원, 전 대표이사 등 4명에게 총 15억 115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영풍은 금융당국 판단에 불복해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영풍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장부를 조작한 것이 아니라 충당부채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당국과 회계적 판단이 달랐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현재 외부감사인 지정과 일부 임원 제재, 재무제표 수정 등 주요 조치의 효력을 본안 판결 때까지 정지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