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발전할수록 읽기의 가치는 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I는 답을 만들지만, 독서는 질문을 만듭니다.”
정재욱 kt 밀리의서재 대표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창립 10주년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하며 지난 10년간 독서 경험의 변화를 짚고, 향후 변화할 독서의 모습을 제시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읽는 미래: AI 시대 한가운데서 비추는 읽기의 청사진’을 주제로 개최됐으며, AI의 확산 속에서 읽기와 사고의 가치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기 위해 준비됐다.
우선, 정 대표는 지난 10년간의 독서가 소유에서 접속으로, 검색에서 발견으로, 하나의 포맷에서 다양한 포맷으로, 혼자에서 함께하는 독서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성인 전자책 독서율과 한국 성인별 독서율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전자책 독서율은 2015년 10.2%에서 10년 만에 17.8%로 7.6%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대별로 보면 20대에서는 전자책의 선호도가 59.4%로 종이책(45.1%)을 앞질렀다.
또 한국 성인 포맷별 독서율은 2015년 종이책 86.5%, 전자책 13.5%에서 지난해 종이책 56.4%, 전자책 34.8%, 오디오북 8.8%로, 독서의 형태가 다양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포맷이 다양해질수록 1인당 도서 열람 수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미래 독서 키워드는 '무경계·이해·대화·연결·협력'
정 대표는 AI 시대에 달라질 읽기의 미래 모습으로 ‘경계 없는 독서’, ‘나를 이해하는 독서’, ‘대화하는 독서’, ‘서로 연결되는 독서’, ‘함께 만들어가는 독서’라는 5개의 키워드를 꼽았다.
경계 없는 독서는 독서가 다양한 기기와 환경으로 확장돼 장소와 시간의 제약이 없어지는 것을 말한다. 나를 이해하는 독서는 자신의 독서 취향과 관심 변화를 AI가 이해하고 새로운 책을 발견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대화하는 독서는 AI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책에 대한 질문과 관점 탐색으로 생각을 확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서로 연결되는 독서와 함께 만들어가는 독서는 각각 같은 책과 취향을 계기로 생각을 나누고, 작가와 출판사, 플랫폼 및 독자가 연결되며 콘텐츠와 독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정 대표는 “이 5개의 미래는 각각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며 “모든 주체가 서로 연결되고 성장할 때 우리가 상상하는 읽는 미래도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간과 AI 차별점은 '언어'…"인지력 계속 유지해야"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AI 시대에 읽기의 가치를 조명하는 강연들도 이어졌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으로 생존하는 방법’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김재인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교수는 AI와 차별화되는 인간의 고유한 특성으로 언어를 들었다.
그는 인류에게 문자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인간의 기억력을 강화해줄 것이라는 관측과 오히려 망각에 빠질 수 있다는 논쟁이 공존했다며, AI를 둘러싼 현재 상황과 유사하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배우는 활동의 핵심에는 읽기가 있다며 생각의 깊이 면에서는 읽기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책을 읽으라는 조언에 유튜브를 보면 된다고 답하는 현황을 꼬집으며 “읽기 자체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읽을 능력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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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현재 읽기에 기반한 문명이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하며 AI의 발전으로 미래세대에게는 인간의 문자력, 언어력이 잃어버리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AI가 인류의 기억과 지식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AI만으로는 안 된다”며 “AI를 활용할 수 있는 나의 실력인 인지력을 계속 유지해야 하고, 힘들더라도 계속 훈련을 해야 한다. 개인의 뇌 말고도 조직의 뇌도 썩지 않게 노력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