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안희정 기자] "내 손을 잡아~원을 그려~이 만큼 나눠 가진 거잖아
내 온 마음이 네~곁에, 네 꿈이 내~곁에."
지난 8일 도쿄에서도 손꼽히는 번화가인 오모테산도 진구마에 사거리. 수많은 일본인과 관광객이 오가는 거리 한쪽 건물에 낯익은 영문 간판 'THE HYUNDAI(더현대)'가 눈에 들어왔다. 일본 패션의 중심지에 한국 유통기업의 이름이 크게 걸려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존재감이 상당했다.
도큐 플라자 오모카도 건물 안으로 들어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자 분위기는 더 선명해졌다. 한국 패션과 잡화 브랜드가 연이어 펼쳐졌고 매장에서는 NCT U의 'WITHOUT YOU'가 흘러나왔다. K팝 앨범과 굿즈를 고르는 일본인 고객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여기서 만난 한 일본인은 "NCT 드림 팬이다"라며 "응원봉이랑 다양한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이어서 왔다. 다른 K팝 아티스트 굿즈도 구경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특히 그룹 투어스(TWS)의 일본 음반 발매에 맞춰 마련된 팝업 공간에서는 앨범과 관련 상품을 살펴보는 팬들이 눈에 띄었다. 신곡 '소다 팝' 관련 앨범 판매를 앞둔 시점이었지만 매장을 찾은 일본 팬들의 발길은 이어졌다.
200평에 K패션·잡화·IP·F&B…일본서 통할 브랜드 골랐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10일 약 200평 규모의 오모테산도 더현대 매장을 이곳에 열었다. 일본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한국 브랜드를 큐레이션하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상품군도 패션에 한정하지 않았다. 의류뿐 아니라 핸드백과 아이웨어 등 잡화, IP 콘텐츠, 식음료(F&B), 팝업스토어까지 다양한 영역을 한 공간에 담았다. ▲코이세이오038, ▲로라로라, ▲스탠드오일, ▲히에타, ▲카멜커피, ▲위드뮤 등이다. 개별 한국 브랜드를 나열하기보다 일본 소비자에게 통할 가능성과 팬덤 등을 고려해 브랜드를 선별했다는 설명이다.
현장에서 특히 눈에 띈 것은 K팝 등 콘텐츠와 유통 공간의 결합이다. 고객들은 제품을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앨범과 굿즈를 구경하고 사진을 찍으며 공간 자체를 즐겼다.
팝업스토어도 이를 위한 주요 장치다. 현재 투어스 관련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으며 앞서 배우 변우석과 그룹 에이티즈(ATEEZ) 팝업스토어도 운영됐다.
향후에는 K팝과 패션뿐 아니라 뷰티와 F&B 등으로 콘텐츠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서울에서 인기를 확인한 브랜드와 콘텐츠를 일본 소비자에게 빠르게 소개하는 일종의 'K라이프스타일 쇼케이스'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더현대 서울서 검증하고 도쿄로…K브랜드 해외 진출 창구로
오모테산도 매장의 핵심은 '더현대 서울'에서 검증된 트렌드를 해외로 가져가는 구조다.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국내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고 경쟁력을 입증한 브랜드와 콘텐츠를 일본 시장에 다시 선보이는 방식이다. 해외 진출 경험이 부족한 국내 브랜드 입장에서는 현대백화점이 현지 소비자와 만나는 접점을 제공하는 셈이다.
입지 역시 상징적이다. 매장이 위치한 진구마에 사거리는 오모테산도와 하라주쿠를 연결하는 도쿄의 대표 상권이다. 인근에는 도큐플라자 하라카도와 오모카도 등 대형 상업시설이 자리하고 있어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유동 인구가 많다.
이처럼 일본을 대표하는 패션 상권에 'THE HYUNDAI'라는 이름을 내건 것은 현대백화점의 해외 전략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국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넘어 한국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과 음악, 먹거리 등 라이프스타일을 현지에 전달하는 플랫폼으로 더현대 브랜드를 확장하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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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에 따르면 더현대가 입점한 도큐 플라자 오모카도의 2030세대 방문객은 오픈 이전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주말마다 오픈런도 이어지고, 매출도 당초 목표를 30% 이상 초과 달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오는 10월 오모테산도 매장의 인테리어를 추가로 보강할 계획"이라며 "조명 밝기를 비롯해 식재와 음악, 향기 등을 손보고 더현대를 상징할 수 있는 구조물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상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매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서울의 라이프스타일을 보다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