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없는 네가 좋아"…日, IPX ‘브라운’에 푹 빠지다

15주년 도쿄 팬 행사 가보니…'말 없는 공감' 좋아하고 한국 호감 느껴져

인터넷입력 :2026/08/12 17:07    수정: 2026/08/12 17:43

[도쿄(일본)=안희정 기자] "표정 없는 얼굴, 가장 큰 매력이죠."

지난 8일 오전 11시 일본 도쿄 라인프렌즈 스퀘어 시부야에서 열린 브라운 탄생 15주년 기념 ‘STAR 감사제’. 행사 시작 전부터 브라운을 만나기 위한 팬들이 무더위에도 건물을 따라 길게 줄을 섰다. 30분간 예정됐던 행사는 예상보다 많은 팬이 몰리면서 예정 시간을 넘겨 진행됐다.

도쿄 근교인 사이타마현에서 한 시간을 달려온 팬부터 8년째 같은 브라운 인형을 가지고 다니는 팬까지 이들이 꼽은 브라운의 매력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표정 없는 얼굴'이었다.

라인프렌즈스퀘어 도쿄에서 8월8일에 진행된 브라운 생일 이벤트 입장을 위해 줄을 선 팬들의 모습(사진=지디넷코리아)

2011년 라인 메신저 스티커로 탄생한 브라운이 올해 15주년을 맞았다. 빠르게 유행하고 사라지는 캐릭터 시장에서 브라운은 특유의 무표정과 '말없는 공감'을 무기로 15년간 팬층을 묵묵히 쌓아왔다. IPX는 이제 브라운을 메신저 속 캐릭터에 머물게 하지 않고 패션·리빙·스포츠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글로벌 지식재산권(IP)으로서 생명력을 확장하고 있다.

라인프렌즈스퀘어 도쿄에서 8월8일에 진행된 브라운 생일 이벤트 (사진=지디넷코리아)

“10년째 좋아해요”…日 팬들이 꼽은 매력은 '무표정'

이날 행사장을 찾은 일본 팬들 중에는 브라운과 10년 이상을 함께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

사이타마현에서 온 남성 K씨는 브라운을 만나기 위해 약 1시간을 이동해 행사장을 찾았다. X(옛 트위터)를 통해 행사 소식을 알게 됐다는 그는 약 10년 전부터 브라운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브라운을 알게 된 계기는 '라인' 메신저였다. 라인을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브라운 캐릭터를 접했고, 이후 브라운 이모티콘을 좋아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K씨는 브라운을 오랫동안 좋아한 이유를 묻자 "표정이 없는 것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브라운 팬이 자신의 인형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가나가와현에서 30~40분을 이동해 온 닉네임 쿠마코로씨 역시 약 10년째 브라운을 좋아하고 있는 팬이다. 그는 한국에 마련된 라인프렌즈로 꾸며진 호텔을 직접 방문할 정도로 브라운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기자에게 당시 한국을 여행하며 찍은 사진 여러 장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쿠마코로씨는 8년 전 구입한 브라운 인형을 지금도 가지고 다닌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15주년 파티에도 참석했다. BTS 지민의 팬이기도 한 그는 브라운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K씨와 마찬가지로 "이모티콘에 표정이 없는 것이 매력"이라고 답했다.

브라운 팬이 라인프렌즈 캐릭터로 꾸며진 한국 호텔 방문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두 팬이 공통적으로 꼽은 '무표정'은 브라운이 탄생할 때부터 이어져 온 캐릭터 정체성이기도 하다.

브라운은 동일본 대지진 당시 소통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말없이 슬픔과 위로를 전하는 마음의 매개체 역할을 했다.

과장된 표정이나 문구로 감정을 직접 전달하는 대신, 브라운은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했다. 이용자가 상황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투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정 언어나 문화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도 브라운이 일본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라인프렌즈스퀘어 도쿄에서 8월8일에 진행된 브라운 생일 이벤트 (사진=지디넷코리아)

IPX는 이러한 브라운의 정체성을 '말없는 공감'으로 설명한다. 팬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방식도 택했다. 한여름 수박을 먹으며 선풍기를 쐬거나 꽃가루 알레르기에 고생하면서 벚꽃을 즐기고, 여자친구 코니를 위해 낙엽으로 하트를 만드는 등 평범한 일상을 담은 콘텐츠를 SNS를 통해 꾸준히 선보이는 중이기도 하다. 

라인 스티커에서 글로벌 IP로…15년 된 브라운의 다음 무대는

15주년을 맞은 브라운의 활동 반경은 메신저를 넘어 패션·리빙·스포츠·엔터테인먼트까지 넓어지고 있다.

브라운은 지난 15년 동안 라미, 미스터마리아, 브롬톤, 스타벅스, 메종키츠네, 뱅앤올룹슨, 넷플릭스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했다. IPX는 브라운 캐릭터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팬들이 일상 곳곳에서 캐릭터를 경험할 수 있도록 접점을 확대해 왔다.

15주년 프로젝트도 오프라인 공간과 제품, 스포츠, 글로벌 IP 협업 등으로 범위를 넓혔다.

지난해 11월에는 라인프렌즈 스퀘어 명동점에서 '허그 브라운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패션 브랜드 렉토,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로파서울, 키링 전문 브랜드 오시토이, 네덜란드 조명 브랜드 미스터마리아 등과 브라운 15주년을 기념한 제품을 선보였다.

올해는 글로벌 스포츠 시장으로도 영역을 확장했다. IPX는 지난 3월 미국 프로축구 구단 로스앤젤레스FC(LAFC)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브라운은 LAFC 홈구장인 BMO 스타디움에 등장해 구단의 승리 기원 행사인 '팔콘 세리머니'에 명예 팔코너로 참여하고 팬들과 프리허그를 진행했다.

LAFC의 홈구장 미국 LA BMO스타디움에 등장한 브라운(사진=IPX)

세대를 아우르는 글로벌 IP와의 협업도 이어진다. IPX는 지난 4월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과 브라운의 협업을 예고했으며 오는 10월 한국과 일본, 중국, 미국 등에서 관련 콘텐츠와 제품 컬렉션을 공개할 계획이다.

팬들을 직접 만나는 오프라인 행사도 국가별로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브라운과 특별한 사연을 가진 팬 50여명을 초청해 지난 8일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2026 브라운데이' 팬밋업을 열었다. 중국에서는 팬들의 사연을 받아 소원을 이뤄주는 '소원을 들어주는 우체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10년차 브라운 팬인 실제 커플의 결혼식에 브라운이 등장하는 이벤트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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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브라운의 지난 15년을 돌아보는 아트 갤러리를 마련해 캐릭터를 재해석한 한정판 판화와 신규 일러스트 등을 선보인다.

IPX 관계자는 "15년 전 메신저 화면 속 작은 스티커로 출발했던 브라운은 이제 현실 공간에서 팬을 만나고 글로벌 브랜드·스포츠·콘텐츠 IP와 결합하는 캐릭터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팬들을 향한 깊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세계 전역에서 펼쳐지는 이번 브라운데이가 모두에게 소중하고 낭만적인 선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