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조 "실제 운영 구조 맞춰 본사-모회사 통합교섭 해야"

"16개 법인과 매년 임금교섭…연간 150회·1000시간 낭비"

인터넷입력 :2026/08/12 14:40

네이버 노동조합이 네이버와 계열사가 사실상 통합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노사 교섭은 법인별로 분리돼 있다며 모회사가 계열사 통합교섭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계열사 임금과 인센티브, 근무제 등 주요 근로조건의 실질적인 결정 권한이 네이버에 집중된 만큼, 실제 운영 구조에 맞춰 교섭 구조도 재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오세윤 네이버 노조 부위원장은 12일 국회 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에서 이용우 의원실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공동주최로 열린 'IT업종 통합교섭구조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계열사 구조, 교섭과 근로조건, 개정 노조법 모든 측면에서 책임과 권한을 가진 모회사 네이버가 통합교섭의 당연한 주체이며 책임 있게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16개 법인과 매년 교섭…연간 150회 열려"

먼저 오 부위원장은 IT 업계가 다른 대기업과 달리 사업 조직을 다수의 자회사로 분리해 운영하면서 교섭 구조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사, 홍보, 회계, 총무, 재무 등 핵심 관리 기능은 모두 본사에 집중돼 있고 자회사에는 해당 기능이 아예 없거나 최소한만 갖춰져 있다"면서 "사실상 본사가 모든 중요한 결정을 하고 있는데도 교섭 창구는 자회사 대표로만 한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네이버 노조는 네이버를 포함한 15개 회사와 단체협약을 체결했으며, 1개 법인과 추가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총 16개 회사와 각각 임금교섭을 진행해야 한다.

오 부위원장은 "전 계열사를 합산하면 연간 150회의 교섭이 열리고 100명이 넘는 노사 양측 교섭위원이 각각 연 1000시간 이상을 교섭에 쏟고 있다"며 "내용은 대부분 동일한데 법무법인 자문료까지 감안하면 굳이 쓰지 않아도 될 비용과 시간이 낭비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네이버 노조는 현재 네이버와 48개 관계·계열사 구성원을 가입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올해 8월 기준 28개 법인에서 6200명의 조합원이 가입해 있다.

오세윤 네이버 노조 부위원장

"네이버 결정이 곧 계열사 근로조건"

오 부위원장은 네이버가 주요 계열사의 지분과 이사회, 매출 구조 등을 통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네이버가 네이버클라우드와 네이버랩스 지분 100%, 스노우 90%, 네이버파이낸셜 89%를 직접 보유하고 있으며 주요 계열사 이사의 절반 이상을 네이버 임원이 겸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역시 네이버 또는 계열사 임원 출신이라고 덧붙였다.

근로조건에서도 네이버의 결정이 계열사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오 부위원장은 "2018년 네이버에서 포괄임금 폐지 결정이 내려지자 계열 법인 전체가 동시에 폐지 절차를 밟았다"며 "2021년 총수 면담 이후 도입된 추가 보상제도 역시 계열 전체에 적용됐다. 네이버의 결정이 곧 계열 전체의 근로조건이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계열사 인센티브도 각 법인이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구조가 아니고, 법인별 임금교섭 과정에서도 네이버의 영향력이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오 부위원장은 "매년 임금교섭 시즌이 되면 네이버 본사 합의가 나오기 전에 다른 법인들은 사측안조차 내놓지 못한다"며 "네이버 합의가 되면 몇 달 동안 멈춰 있던 교섭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어 "형식은 개별 교섭이라는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실질은 네이버의 교섭과 결정이 다른 법인 교섭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1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서 카카오 노조가 부분파업과 함께 집회를 시작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통합교섭 특혜 아냐…실질과 형식 일치시키자는 것"

네이버 노조는 통합교섭 요구가 계열사 노동자에게 별도의 특혜를 달라는 취지가 아니라고도 했다.

오 부위원장은 "통합교섭을 특혜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미 통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에 교섭을 맞추자, 교섭 형식을 일치시키자, 실질과 형식을 일치시키자는 게 중요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통합교섭이 오히려 네이버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네이버 모든 서비스가 각 계열사 노동자들의 긴밀한 협업으로 돌아가고 있다"면서 "하나의 팀으로 노사관계가 정립될 때 구성원들이 더욱 일에 집중하고 몰입해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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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뛰어난 인재들이 모이는 네이버가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려면 소수 경영진의 판단에만 미래를 맡기는 방식에서 벗어나 구성원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고, 무의미하게 낭비되는 교섭 비용이 서비스 성장에 쓰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오 부위원장은 "AI 전환기를 맞아 네이버가 계열 전체를 하나의 방향으로 이끌어가려고 한다면 노사관계도 그 실제에 맞게 재편돼야 한다"면서 "네이버가 계열 법인들의 통합교섭 요구에 책임 있게 응하는 것이 진짜 사용자로서 마땅히 취해야 할 자세"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