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 딱지 떼고 선거 도구로…6·3 지선 파고든 AI

딥페이크 탐지·여야 정책 소개부터 오픈AI와 개표방송 협업까지

컴퓨팅입력 :2026/05/31 13:00

그동안 선거에서 딥페이크 합성이나 '인공지능(AI) 후보' 같은 일회성 화제로 소비됐던 AI가 6·3 지방선거에서는 정책 정리와 공천 심사, 개표방송 등 실무를 떠받치는 도구로 자리 잡았다.

31일 정치권과 정부, 방송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여야, 글로벌 AI 기업이 이번 지방선거를 겨냥한 AI 서비스를 잇따라 가동하고 있다. 허위 정보 탐지부터 유권자 접점 확대까지 활용 범위도 넓어졌다.

정부는 딥페이크 대응에 먼저 나섰다. 행정안전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AI 딥페이크 탐지 모델'을 이번 지방선거에 투입한다. 2025년 12월 열린 'AI 탐지 모델 경진대회'에 참가한 268개 팀 성과를 토대로 만들어졌으며 최종 선정된 5개 우수 모델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공한다.

생성형 AI 이미지

선거 기간 의심 콘텐츠를 신속하게 감정하는 지원 체계도 함께 운영한다. 이 모델은 영상 전체 흐름을 보는 전역 분석과 얼굴 등 특정 부위의 조작 흔적을 짚는 국소 분석을 동시에 돌려 정확도를 끌어올렸다. 생성형 AI로 만든 콘텐츠까지 잡아내도록 설계됐으며 실제 검증에서 약 92% 탐지 정확도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AI 챗봇 '러부리'를 공식 홈페이지에 도입했다. 유권자가 고민이나 궁금증을 털어놓으면 러부리가 대화 상대가 돼주며, 같은 홈페이지에서 후보자 공약 요약과 분석, AI가 예측한 후보의 MBTI(성격유형)와 리더십 유형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공천 실무에 AI를 적용했다. 공천 과정에 AI 기반 '정치신용평가 모델'을 도입해 지원자의 당 기여도와 지역 공적 활동, 도덕성 등을 수치화해 비교 분석한다. 광학문자인식(OCR) 기술로 제출 서류의 주요 항목을 자동 인식한 뒤 신청서 내용과 대조·검증하는 방식이다. 공천 신청 절차나 자격 요건 등 자주 묻는 말에 실시간으로 답하는 AI 챗봇도 갖췄다. 청년과 여성 등 전국 후보자 신청 현황은 데이터로 통합 관리한다.

외국계 AI 기업도 국내 선거방송에 합류했다. 오픈AI 코리아는 SBS와 손잡고 6·3 지방선거 특집 개표방송 '2026 국민의 선택'에서 'AI 상황실'과 'AI 선거비서', '영상아트' 등 3대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AI 상황실에서는 GPT-5.5가 SBS의 선거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시시각각 바뀌는 개표 상황과 지역별 판세를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개표 초반 적중력으로 주목받아온 AI 당선확률 시스템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김용대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팀이 만든 당선확률 모델을 오픈AI 코딩 에이전트 코덱스로 고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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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용 서비스도 있다. AI 선거비서는 SBS와 중앙선관위, 오픈AI가 함께 만든 공익형 공약 분석 서비스로 지난 22일 SBS 선거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이용자는 별도 앱 설치 없이 챗GPT 기반 플랫폼에서 '청년 주거 지원책'처럼 필요한 정책을 검색해 이를 내세운 후보를 지역별로 확인할 수 있다. AI 아티스트 최세훈 작가가 챗GPT 기반으로 제작한 메인 타이틀과 출구조사 카운트다운 영상도 방송에 입혀진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 대중화 이후 치러지는 선거에서 정부와 정당, 방송이 동시에 AI를 실무에 끌어들이면서 선거 풍경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