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 차세대 낸드 소재 한국서 양산…"올해 공급 목표"

음성공장에 몰리브덴 전구체 양산 위한 투자…삼성·SK 협력 강화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6/02/11 09:00

독일 화학소재기업 머크가 한국에 차세대 반도체 소재 양산 라인을 구축한다. 올해 최첨단 낸드에 공급하는 것이 목표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메모리 기업과의 협력 강화가 예상된다.

머크는 10일 2026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차세대 반도체 양산을 위한 몰리브덴(Mo) 전구체(프리커서)를 소개했다.

김우규 한국머크 대표이사가 머크 반도체 비즈니스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장경윤 기자)

최첨단 낸드에 적용되는 몰리브덴…머크, 국내 양산 체제 갖춘다

전구체는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증착(웨이퍼 위에 박막을 입히는 공정)에 쓰이는 핵심 소재 중 하나다. 전구체는 화학 반응으로 특정 물질이 되기 전 단계의 용매 물질을 뜻한다.

기존 증착 공정용 전구체에는 텅스텐이 활발히 쓰였다. 텅스텐은 반도체 내에서 전류를 제어하는 전극 형성에 쓰인다.

그런데 근래 반도체 회로 선폭이 수 나노미터(nm) 수준으로 미세화되면서 텅스텐보다 '비저항'이 낮은 대체 물질의 필요성이 높아지게 됐다. 비저항은 소재가 전류에 얼마나 강하게 저항하는 지 나타내는 척도다. 금속의 비저항이 낮을수록 신호 속도가 빨라져 칩의 성능은 좋아지게 된다.  

이에 머크는 텅스텐을 대체할 차세대 몰리브덴 소재 기반의 전구체(MoO2Cl2)를 개발해냈다. 몰리브덴은 텅스텐 대비 비저항이 낮아, 더 얇은 두께로도 고성능 박막을 구현할 수 있다.

김우규 한국머크 대표이사는 "음성 공장에서 몰리브덴 전구체 소재를 양산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 중으로, 올해 안에 한국 내에서 고객사에 납품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후 필요에 따라 아시아권의 타국에도 음성 공장에서 양산한 몰리브덴 전구체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몰리브덴 전구체가 가장 먼저 적용되는 분야는 낸드다. 낸드는 세대를 거듭할 수록 셀(메모리의 최소 단위)을 더 많이 쌓아 만드는데, 각 층을 밀도있게 구현하려면 배선 폭이 줄어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낸드의 구성요소 중에서도 워드라인(특정 셀에 전압을 인가하는)에 선제 적용됐다. 

국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가장 최신 세대의 낸드인 9세대 제품부터 몰리브덴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크는 국내에서 몰리브덴 전구체를 양산함으로써, 이들 기업과의 협력 강화를 도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통합 공급 솔루션으로 경쟁력 확보…"시장 잠재력 커"

이후 몰리브덴은 파운드리, 3D D램 등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텅스텐을 몰리브덴이 완전히 대체하면서,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게 머크의 시각이다.

김 대표는 "정확한 숫자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반도체 전반에서 상당 부분의 텅스텐을 몰리브덴이 대체할 것"이라며 "굉장히 높은 시장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몰리브덴 전구체는 미국 인테그리스 등도 시장 확대를 추진 중이다. 머크는 경쟁사와의 차별점으로 맞춤형 소재 공급 시스템인 '쳄키퍼(CHEMKEEPER)'를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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쳄키퍼는 전구체를 일정한 압력으로 균일하게 공급하는 장치로, 양산 공정에서 신뢰성을 확보하게 해준다. 또한 대용량 용기 내부의 소재를 99.5%까지 온전히 사용할 수 있어 고객사 총소유비용(TCO) 절감에도 용이하다.

케서린 데이 카스 머크 일렉트로닉스 비즈니스 부사장은 "몰리브덴과 같은 소재는 그 자체만이 아니라 공급 시스템까지 함께 갖춰져야 하기 때문에, 머크의 통합 솔루션이 큰 장점이 될 것"이라며 "머크의 공급 시스템은 실린더 전체에 열을 고르게 가해 훨씬 더 일관성 있게 압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