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건강] 소아청소년 비만, ‘미용’ 문제 아닌 ‘병’ 생긴 것

비만 동반 질환 및 심리 문제 발생...위고비 12세 이상 사용 승인은 병 인정

헬스케어입력 :2025/10/27 11:45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의 과체중 및 비만 발병률이 높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 조언이 나왔다.

전 세계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의 수는 지난 1990년 3천만 명에서 4배 이상 증가한 2020년 1억7천500만명으로 급증했다. 오는 2035년까지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의 청소년 건강 행태 조사 통계를 보면, 국내 중·고등학생의 비만율은 지난 2015년 7.5%에서 지난해 12.5%로 지난 10년간 약 1.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22년 기준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베트남과 비교해 소아청소년의 과체중 및 비만 유병률이 가장 높았다.

사진=픽사베이

아주대병원 이해상 소아청소년과 교수에 따르면, 소아청소년의 비만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가족력도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교수는 “부모가 비만 환자일 때 자녀에서 비만이 더 많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생활 습관이나 가정 환경, 운동 정도 등의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아청소년의 비만은 갑상기능 저하증이나 부신 호르몬의 이상 등을 비롯해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비만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비만은 어떤 딱 한 가지 요인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이런 요인들이 상호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라고 조언했다.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에게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점은 동반되는 질환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고지혈증, 고혈압, 지방간, 이형 당뇨, 성조숙증, 수면 무호흡 등 이 대부분 기관에서 비만으로 인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비만한 아이들의 경우, 우울증을 경험할 위험률이 최대 2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라고 밝혔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홍용희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비만 청소년 및 보호자 대상 인식 조사를 바탕으로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들은 ‘비만은 내 책임’이라고 여겨 자기 내면으로 이 낙인화를 시켜 안으로 꼭꼭 숨는 경향이 있다”라며 “의료 전문가와 체중과 관련한 상의를 해 본 적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가 의료진과의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질환 해결의 시작점”이라며 “비만이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질환인지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관련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 프리필드펜(세마글루티드)’에 대해 12세 이상 청소년 비만 환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증 확대를 승인한 바 있다. 

홍 교수는 “새로운 약이 나왔다기보다는 소아청소년 비만이 질병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본다”라며 “이 기회를 통해 아이들이 더 적극적으로 진료와 진단을 받고, 의료진을 만나 전문적인 평가와 상담, 치료와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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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준 대한소아내분비학회 부회장(고려대안암병원 교수)도 “소아비만이 성인기로 이행된다는 점에서 문제”라며 “십대 청소년이 비만을 앓으면, 비교적 이른 나이에 비만으로 인한 활동기에 문제가 생겨 사회‧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여러 검증되지 않는 다이어트 방법이 유행하고 있다”라며 “비만이 유의미하게 좋아지거나 나빠지지 않는 질환이라 ‘병’으로써 주목을 받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