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신분증, 국가 전산망 대란에도 끄떡없이 작동"

블록체인 기반 DID 기술로 중앙서버 이용하지 않아 정상 작동..."사고가 난신분증 진위확인 서비스와 달라"

컴퓨팅입력 :2025/10/16 22:37

지난달 26일 발생한 국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로 장애가 발생한 정부 전산망 시스템 709개 중 332개가 16일 오후 6시 복구됐다. 46.8%의 복구율을 보였다. 이 같은 국가 전산망 운영 대란에도 불구,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는 정상 작동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16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당시 통신사, 공공기관, 금융권 등에서 '신분증 진위확인 서비스'가 일시 중단됐다. 이에 따라 비대면 계좌 개설과 본인확인 업무에 차질이 발생했는데, 지난 13일 서비스가 복구, 현재는 관공서 등에서 본인 확인 절차가 다시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당시 서비스 작동이 안된 건 신분증 진위확인 서비스다. 블록체인 기반의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먹통된 서비스는 '신분증 진위확인 서비스'…'모바일 신분증' 문제 아니다

지난달 28일 국과수 요원들이 화재가 완진된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현장으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강종민 기자)

실물이 진짜 인지 가짜 인지를 알려주는 '신분증 진위 서비스'와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는 완전히 다르다.  두 서비스 모두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본인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은 같다. 목적이 동일한 것이다. 하지만 두 서비스는 구조적으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 정보보호 수준도 크게 차이난다. 

일반적으로 어떤 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은 '내가 맞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신원 확인 절차를 말한다. 사이트에서 보유하고 있는 중앙 서버에서 ID와 비밀번호를 확인하고 일치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이의 핵심은 신원 확인에 필요한 정보가 중앙 서버에 저장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어떤 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은 '내가 맞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신원 확인 절차를 말한다. 사이트에서 보유하고 있는 중앙 서버에서 ID와 비밀번호를 확인하고 일치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핵심은 신원 확인에 필요한 정보가 중앙 서버에 저장된다는 것이다.

PASS 앱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신분증 검증 서비스. (사진=통신3사)

신분증 진위확인 서비스는 다르다. 공공기관이나 금융권에서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의 정보를 중앙 서버에서 실시간 조회하는 방식이다. 이에, 중앙 서버인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신분증 확인 서비스 기능도 함께 멈춘다. 이번에 일어난 대전 본원이 이 경우다.

모바일 신분증 화면 예시.

하지만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는 이번의 정부 전산망 대란과 무관하게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그 이유는, 중앙 관리자나 서버 없이 많은 컴퓨터(노드)가 함께 기록을 공유하고 검증하는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 구조는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 신원 증명(DID)'이라 불린다. 

대국민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는 DID 기술로 작동해 일부 서버가 정지하더라도 나머지 노드가 즉시 서비스를 이어받아 검증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다다. 실제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당시 금융권에서 모바일 신분증을 활용한 검증 절차는 중단 없이 진행됐다.

이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에 연동돼 동작하는 모바일 신분증 애플리케이션은 재난 상황 발생 시 IT 시스템을 보다 빠르게 백업 환경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블록체인 기반 분산형 신원증명, 정보보호 측면서도 앞서

'신분증 진위확인 서비스'와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는 정보보호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우선 실물 신분증 진위확인 서비스는 정보를 소유하고 있는 주체가 중앙 서버이기 때문에 중앙 서버가 외부로부터 침투를 받으면 사용자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우려가 크다. 반면 블록체인 기반의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는 정보를 사용자가 소유하고 있으며, 분산 저장되기 때문에 위조 및 외부 공격이 불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아울러 실물 신분증 진위확인 서비스의 경우는 신분증 전체 정보를 중앙 서버에 넘겨줘야 한다. 반면 DID 방식의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는 정보를 사용자가 소유하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넘겨줘야 할 정보만 선택해서 제공할 수 있다. 필요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증명하는 방식이 가능해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제공할 우려가 적으면서도 신원 확인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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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공 분야 전산 대란에서 먹통이 된 건 신분증 확인 서비스다.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이 아니다. 블록체인 업계 안팎에서는 대국민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중단되지 않고 서비스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형 구조가 실질적인 위기 대응 인프라로서 신뢰성과 안정성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했다. 

한 블록체인 전문가는 "이번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태는 블록체인이 단순한 미래 기술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도 국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신뢰 인프라'임을 보여준 결정적 사례"라며 "중앙 서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DID 기반의 분산형 행정 서비스로 전환하는 방향이 향후 디지털 정부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